인턴·영어·학점 '완벽 스펙'에도 왜 나는 떨어지는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취업난 속에서도 어김없이 공채시즌이 돌아왔다. 공채에 임하는 취준생들의 열기는 뜨겁고 또한 간절하기까지 하다.


올 하반기 공채의 핵심 키워드는 ‘궁합’이다. 지원하는 기업 혹은 직무와 나와의 궁합 말이다. 최근 지원 횟수에 제한을 둔 그룹사가 늘어나면서 자신과 궁합이 맞는 계열사를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많은 취준생들이 수백장은 족히 넘는 원서를 쓰고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원 횟수까지 제한받는 상황이라면 무작정 지원하기에 앞서 나와 맞는 기업을 찾고 나에게 적합한 직무를 전략적으로 찾을 필요가 있다.

이제 어느 정도 스펙이 평준화됐다는 점도 기업과 나와의 궁합이 중요하게 된 이유다. 스펙이 비슷해도 자소서에서 탈락하는 경우를 허다하게 본다. 이는 그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거나 혹은 그 지원자의 가치관이나 특징이 기업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기업 측에서도 스펙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고 사회적으로 '스펙에 의존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우리 회사와 지원자가 얼마나 어울릴 것이냐'를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최근 금융권 자소서의 작성 난이도가 신춘문예 수준까지 높아졌다고 해 ‘금융문예’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스펙보다 자소서를 보고 지원자를 가르려는 기업의 채용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궁합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기업의 채용 및 사업 자료들을 꼼꼼히 비교 분석해 지원할 회사를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각 기업이 주최하는 채용설명회에 가서 들어보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 또한 나와 맞는 기업인지 사전에 어느 정도 알고 가야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잡플래닛이 올초부터 대학교를 돌면서 진행하는 ‘잡플래닛 취업 특강’은 지원자들이 자신과 맞는 궁합의 기업을 찾아 지원할 수 있도록 대기업별 계열사들을 모두 분석하고 각 기업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열린 특강에는 매번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석해 공채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빈번하게 하는 질문 유형은 이렇다. “이 기업에 제가 지원하면 될까요? 저보다 스펙이 낮은 친구는 합격했는데 저는 왜 떨어졌을까요?” 대부분 대기업 인턴 경험과 영어 점수 등 꽉찬 스펙을 가진 학생들이다. 많은 것을 갖춘 학생들이 더 헷갈린다. 내가 왜, 무엇이 부족해서 떨어졌는지 모르는 것이다.

다양하고 많은 기업들이 있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중견 중소기업도 많다. 이제는 아무 기업에나 자신을 끼워맞추기 보다는 자신과 어느정도 궁합이 맞는 회사를 찾아 집중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이 어떤 직장에서 어떤 일을 하길 원하는지 또 잘하는지를 알고 그에 맞는 기업에 취업하는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김지예 잡플래닛 운영총괄이사(COO)는… 2013년 황희승, 윤신근 공동대표와 함께 잡플래닛을 공동 창업했다. 창업 이전에는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서비스 그루폰의 한국지사에서 COO로 재직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