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軍부대 사고 수류탄은? 또 '세열수류탄'

11일 오전 대구시 학정동에 위치한 육군 50사단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 교관 등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교관인 김 모(27)중사가 시내 병원으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숨졌고, 손 모(20) 훈련병은 왼쪽 손목이 절단됐다./ 사진=뉴스1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사고로 사상자 3명을 낸 수류탄은 지난해에도 사고를 낸 바 있는 세열수류탄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육군과 50사단이 개설해 운영중인 신병교육대대 온라인 카페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신병대대는 지난달 18일 입대한 3중대 소속 훈련병들로 전해졌다. 또 해당 훈련병들은 이날 오전 세열수류탄 투척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열수류탄은 폭발할 때 수류탄을 구성하던 금속 파편이 잘게 갈라지면서 살상 범위를 확대하는 용도로 만들어졌다. 살상 반경은 10~15m에 달한다.

세열수류탄의 경우 안전핀과 손잡이 등 이중안전장치로 구성돼 있다. 안전핀만 뽑은 상태에서는 폭발하지 않고, 누르고 있던 손잡이까지 떼야만 수류탄 안에 있는 공이가 뇌관을 때려 4~5초 이후 폭발한다.

세열수류탄은 지난해 9월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위치한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도 폭발 사고를 일으킨 수류탄이다. 당시 사고로 훈련병 1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부상 당했다.


당시 해병대1사단 헌병대는 "수류탄의 기계적 결함에 의한 악작용이 폭발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결론 내리며 조사를 매듭지었다.

이날 일어난 수류탄 사고와 관련해 전역 장병들은 기계적 결함과 훈련 미숙 두 가지를 사고 원인으로 조심스레 내놨다.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훈련병 조교로 전역한 권모씨(27)는 "수류탄 안전핀은 양 끝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어 쉽게 빠지지 않는데 간혹 한 갈래로 이어져 쉽게 빠지는 불량 수류탄이 있기도 한다"며 "나도 모르는 사이 안전핀이 빠질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육군 조교 출신 전역장병 유모씨(28)는 "수류탄 투척 직전 안전핀을 뽑은 상태에서 훈련병이 긴장을 한 나머지 마지막 잠금 장치인 수류탄 손잡이를 손에서 떼고서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 "공이가 뇌관을 때릴 때 '탕'하는 소리가 나는데 이마저도 긴장해서 듣지 못하면 몇 초 후 일어나는 폭발은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군 관계자는 "손모 훈련병이 교관의 투척 명령에 따라 '던져'라는 구령을 외친 후 팔을 뒤로 젖힌 상태에서 수류탄이 폭발했다"며 "수류탄에 결함이 있었는지, 던져야 하는 시점에 훈련병이 쥐고 있었는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15분쯤 대구 북구 학정동 육군 제50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수류탄 훈련장에서 투척 훈련을 하던 중 수류탄이 폭발했다.

사고로 현장에 있던 김모(27) 중사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숨졌다. 박모(27) 중사와 손모(20) 훈련병도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