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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김정태와 함영주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5.09.21 03:19|조회 : 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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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하다.” 통합 KEB하나은행 초대 은행장에 함영주 하나은행 부행장이 선임되자 전직 하나금융 고위인사는 축하와 격려가 아닌 이런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는 듯싶다. 무엇보다 함영주 행장 선임에 대한 강한 유감이다. 외부로 알려진 것과 달리 이번 은행장 선임을 놓고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물밑싸움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는 이사회를 장악한 김정태 회장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런저런 압박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함영주 행장은 과거 하나은행이나 외환은행 CEO들의 화려한 이력을 감안하면 정말 내세울 게 없다. 함 행장 스스로도 자신을 ‘시골 촌놈’이라고 부른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집안형편이 어려워 상고에 들어갔고 은행에 입행한 뒤에야 야간대학을 다녔다. 은행에서는 본점 기획부서나 해외근무 한번 못 했고 야전에서 영업에만 전념했다.

이력만 놓고 보면 함영주 행장은 하나·외환은행은 물론 금융권 역사에서 가장 보잘것 없는 은행장임에 틀림없다. 이런 점에서 귀족문화가 강하게 남아있는 하나·외환은행 풍토에서 함영주 행장 선임은 전직 하나금융 인사의 지적처럼 부끄럽고 창피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왜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인물을 김정태 회장이나 하나금융 이사회는 통합 KEB하나은행 초대 은행장으로 뽑았을까. 일부에서 의심하듯이 김정태 회장이 그를 제일 다루기 쉬운 상대라고 판단해서일까. 그건 아닌 듯싶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정태 회장이나 하나금융 이사회는 이번에 최적의 인물을 통합은행장으로 선임했다.

새로 출범하는 KEB하나은행에 제일 필요한 것은 통합이고 화학적 결합이다. 함영주 행장은 하나은행도 아니고 외환은행 출신도 아닌 서울은행 출신이다. 특정은행 소속이 아니다 보니 두 은행 어디에서도 반대가 없다. 게다가 서울은행이라는 피인수은행 출신이어서 이번에 인수당한 외환은행 직원들의 소외감을 감싸안는 데도 적임이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비서실장으로 외환은행 출신 전직 노조위원장을 선택했다.

함영주 행장이 은행원으로서 평생을 영업현장에서 보냈고, 특히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사실도 통합은행장으로서 제격이다. 그동안 하나·외환은행에서는 화려한 스펙의 기획·해외통들이 우대를 받았다. 이는 야전경험이 많은 영업통들이 은행을 주로 끌어간 신한은행과 다른 점이며, 여기에서 ‘뒤처진 하나금융’과 ‘앞선 신한금융’의 차이가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금융 역사에서 스펙이 별로인 영업통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것은 김정태 회장이 처음이고, 이번에 두 번째로 함영주 행장이 선임됐다.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행장은 하나금융의 이단아다. 그러나 이런 반란이 없으면 하나금융은 신한금융그룹이나 KB금융그룹을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 통합 KEB하나은행에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스펙의 기획통이나 국제통이 아니라 겸손한 자세로 사람과 조직과 현장을 중시하고 자신의 몸을 던지는 영업통이다.

신한금융 한동우 회장이 조용병 행장을 선택한 게 ‘신의 한 수’였다면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이 함영주 행장을 택한 것도 또 다른 ‘고수의 선택’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지난해 초 이사회 개편에 이어 김정태 회장은 취임 3년8개월 만에 비로소 전임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지배구조를 완결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적과 성과로서 말하는 것뿐이다. 한동우-조용병의 신한금융, 1~2년 더 회장·행장 겸임체제로 갈 윤종규의 KB금융, 그리고 김정태-함영주의 하나금융이 펼칠 삼국열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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