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관리 위한 가격부담 없는 로봇 개발

멜로니 와이즈(Melonee Wise)는 집집마다 가정부 로봇, 젯슨 로지* 같은 자동로봇이 일할 미래를 상상한다. 단, 앞치마와 브루클린 억양은 뺀 로봇 말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1년 된 신생기업 페치로보틱스의 대표 와이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커서 자신은 생전 그런 미래를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는 “아마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비관적인 로봇공학자일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이즈는 더 작지만 강력한 컴퓨터, 가격부담이 없는 센서, 더 자연스러운 기계시각, 보다 나은 인공지능 덕분에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로봇들이 (어쩌면 이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다 탑재한 로봇이) 완성될 것이라 생각한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페치로보틱스는 창고와 온라인 쇼핑몰 주문처리 센터라는 유망한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이 분야는 높은 이직율, 직원 도난, 직원 부족, 그리고 직원의 수면부족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대규모 배송센터의 경우 로봇을 만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와이즈는 작은 기업이 자동화에 친숙해지도록 돕는 보다 유동적인 ‘모바일 조종’ 로봇을 위해 더 큰 시장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페치로보틱스 본사 한편에는 데모용 창고가 있다. 무릎 높이의 실린더 모양 롤링 로봇 ‘프라이트’가 선반에서 크래커와 시리얼 상자를 집는 와이즈를 매우 집중력 높은 강아지처럼 따라다닌다. 그녀가 로봇 위의 플라스틱 바구니에 상자를 던져 넣고 주문처리 시범을 마치면 로봇은 시범용 배송구역으로 달려간다.

또 다른 로봇 ‘페치’는 단순한 보조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창고 직원을 대체한다. 이 로봇에는 집게가 달린 관절 하나짜리 팔과 마이크로소프트 키넥트 게임컨트롤러와 비슷한 뎁스 카메라(depth camera)를 사용하는 머리가 있다.

페치는 선반의 물건을 인식하고 집어 프라이트의 바구니에 집어넣는다. 두 로봇 모두 사람이 데리고 다니며 길을 익히게 한 다음 직접 길을 찾도록 훈련 받았다.

특정 인물을 따라다닐 수 있도록 사람의 다리를 인식하는 법도 배웠다. 라디오비콘이나 바닥의 바코드에 의존해 돌아다니는 일부 로봇과 달리 페치로보틱스의 로봇은 3D 레이저 스캐너로 주변을 탐색하고 예측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장애물을 모두 피한다.

와이즈는 페치로보틱스 로봇의 정확한 가격을 공개하지 않지만 직원 임금보다는 저렴한 수만 달러 정도라고 말한다.

이 회사는 1차로 제작한 로봇 40대를 시범 고객에게 판매했고 로봇이 작업에 능숙해지면 판매수량을 늘릴 계획이다.

*젯슨 로지: 1962년부터 방영된 미국 애니메이션 ‘우주가족 젯슨’에 나오는 가정용 도우미 로봇. 교체할 때가 지난 구형 모델이지만 젯슨 가족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KBS 2TV를 통해 방영됐다.

번역 김은혜

[본 기사는 테크엠(테크M) 2015년 10월호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과 테크M 웹사이트(www.techm.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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