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와 첫만남 "건물수·규모에 압도…자유분방함에 다시"

위용을 자랑하는 텐센트 본사 건물

중국 선전(심천)에 있는 텐센트 본사 앞에 섰을 때를 잊지 못한다. 주변 건물 중 가장 높고 으리으리한 본사 건물. 선전에 있는 텐센트 건물 수만 해도 약 10개에 달한다. 초행길에는 본사 건물을 찾다가 한참을 헤매기 일쑤라는 설명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텐센트의 임직원은 3만~4만명에 달하고 현재 선전에 있는 건물로 직원 수용이 다 되지 않아 근교에 새로 쌍둥이 타워 형식의 본사 사옥을 새로 짓고 있다.

본사에 들어갈 수 있는 인력은 5000명 정도. 그래서 본사건물 외에는 다소 생소하게 볼록하고 뚱뚱하게 생긴 건물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신사옥 건설은 이들을 위한 조치라고 생각했다.

지난 6월 초. 컴퓨터 공학을 하는 나는 여름 방학 중에 한국과 미국 기업 중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싶었다. 여기 저기 수소문 하던 중 중국 기업인 텐센트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앞으로 세계의 중심이 될 중국에 대한 호기심 하나로 아무런 연고도 없는 중국으로 향했다.

내가 본 텐센트는 으리으리한 건물 외형이 주는 경외감과 달리 자유롭고 활력 넘치는 곳이었다. 지위를 막론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있었다. 내가 업무를 할 때도 담당자를 찾고 타 부서와 의견을 조율하고, 결정을 하는데 30분 이내 결론이 나곤 했다. 3~4개 부서가 같이 사내채팅을 통해 순식간에 결정했다.


뿐만이 아니다. △임직원의 여성 직원 비율이 높고 △별 다른 지침 없이 일하는 직원의 모습 등도 텐센트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최고'라는 텐센트 직원들의 자부심도 만만치 않았다. 물론 인턴으로 있던 나도 우쭐하고 뿌듯한 마음이었다.

중국 전역에서 몰려든 인재들이 선전으로 이주해와 텐센트에서 일한다. 본사에서 일하다보니 친구가 별로 없는 사원도 많다. 가족이 있는 팀원들은 주로 '칼퇴'하는 편이었지만, 타 지역에 사는 직원들은 늦게까지 일하며 업무에 매진했다. 내가 일하던 부서에도 10여명 중에 선전이 고향인 직원은 단 1명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야근을 자처하며 회사에 오래 머무르는 동료들이 적지 않았다.

인턴의 처지인 나로서는 처우가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인턴을 대하는 방식도 여느 직원과 다르지 않았다. 가끔 심부름을 하기도 했지만, 막내 사원이면 대부분 하는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헬스장을 이용하거나 야근 시 무료 식대를 제공받는 것, 우편물을 받아볼 수 있는 제도 등 회사시설 사용과 관련한 복지도 정 직원과 차별 없이 다 누렸다. 한국에서 인턴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어디가 더 좋다고 할 수 없지만, 나중이라도 한국 기업에서도 인턴을 하면서 비교해보고 싶기도 하다.

인턴을 함께 한 친구들과 단체 사진. 맨 왼쪽이 최준혁.

인턴사원이야 자주 바뀌기 때문에 편차가 심하겠지만 보통 50명 이상 한꺼번에 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 입사했을 때 회사에 들어온 인턴사원을 모아 교육을 하는데 약 60명의 인턴사원과 같이 교육을 받았다. 물론 국적은 중국으로 대륙 각지에서 모인 나와 같은 젊은이들이었다.

나는 인턴 이외의 생활로 중국을 더 알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인턴 이외의 시간에는 심천의 구석구석과 주말에는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여행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텐센트 왕국의 거점지 선전(深淺), 스촨성의 성도인 청두(成都), 상하이(上海), '양꼬치엔 칭다오'로 유명한 칭다오(淸島), 진시황제의 진나라와 당나라 등 13개 왕조의 혼이 담긴 고도 시안(西安), 14억 인구의 수도 베이징(北京) 그리고 동북아 금융의 중심지 홍콩(香港)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 문화, 전통, 그리고 음식과 사람들의 생활상을 직접 경험하면서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최준혁의 중국 탐방기'를 통해 중국 그리고 텐센트에서 얻은 두 달간의 경험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