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중단 '홍콩H지수 ELS', 투자자 "ELF로 샀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판매가 중단됐지만 주가연계펀드(ELF)를 통한 간접 판매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증권사들이 판매한 ELS 규모는 3조6081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ELS가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각광받으며 매달 6조~10조원 가량이 판매되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는 최근 중국시장 급락 여파로 금융당국이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발행을 자제해달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관련 ELS 발행이 잠정적으로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HSCEI가 기초자산에서 빠지면서 ELS 발행이 급감한 가운데 ELF로는 자금유입이 크게 늘면서 설정액은 3조원을 넘어섰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공모 ELF 설정액은 전달 말보다 2738억원이 늘어난 3조617억원으로 집계됐다. ELF 설정액은 지난 4~6월까지 감소한 이후 7월과 8월 각각 1272억원, 1622억원 증가세로 돌아섰고 최근에는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사모 ELF 설정액은 7월과 8월 각각 2746억원과 1083억원이 줄었지만 지난달에는 211억원 증가세로 전환, 설정액은 8조1401억원을 기록했다.

ELF 판매가 늘어난 것은 투자자들이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직접 매수할 길이 가로막힌 가운데 ELF를 통해 HSCEI를 담은 ELS를 간접적으로 매수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자산운용사들은 금융감독원에 ELF 출시를 위한 서류를 미리 접수했고 이후 지난 7일에 금융위원회가 증권사에 HSCEI 편입 ELS 발행을 자제해달라는 지침을 내렸다. 공모펀드의 경우 서류접수일과 효력발생일을 포함해 17일이 지나면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신고를 한 펀드들의 경우에는 증권사(발행사)들과의 협약에 따라 HSCEI ELS를 편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달 7일 이후 출시된 ELF 15개 가운데 13개는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담고 있다.


특히 신한BNPP증권투자신탁미래설계HE- 24[ELS-파생형], 신한BNPP증권투자신탁HE- 15[ELS-파생형]로는 각각 370억원과 37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들 상품은 각각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에서 발행한 3년 만기의 유로스톡스50지수와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4개씩 편입했다. 조건 충족시 목표수익률은 연 8%대다.

메리츠미래설계증권투자신탁HE- 5[ELS-파생형]도 394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 ELF는 조건을 만족하면 연 7.2%의 수익을 지급하는 4개 증권사 ELS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 ELS 역시 유로스톡스50지수와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밖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지난달 25일에 이어 오는 8일 HESCI ELS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사모 ELF'를 설정할 계획이다. 사모 ELF는 공모 ELF와 달리 4개 이상의 상품을 편입할 필요가 없어 HESCI ELS 1개만을 편입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금 HESCI ELS를 편입하면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어 관련자산에 대한 수요는 꾸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