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군인체육대회 내일 개막…'총성없는 전쟁' 3대 관전포인트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개막일을 3일 앞둔 29일 오후 대회를 밝힐 성화가 경북 포항시 영일대해수욕장을 출발하고 있다. 2015.9.29/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총이 아닌 스포츠로 겨룬다"


전세계 120여개국 군 장병들의 스포츠 대전인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가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 간의 레이스에 돌입한다.

올해 6회째를 맞는 세계군인체육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각국 87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정의 어울림, 평화의 두드림'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대회는 개·폐회식이 열리는 문경을 비롯해 포항, 김천, 안동, 영천, 상주, 영주, 예천 등 8개 시도에서 치러진다.


올림픽에서 볼 수 있는 19개 일반종목을 비롯해 5개 군사종목까지 모두 24개 종목을 두고 각국 장병들이 실력을 겨룬다.

우리나라는 지난 대회에 이어 양궁과 태권도, 골프 등에서 금메달 25개 이상을 따내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종합 3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군인대회만의 이색 종목…볼거리

세계군인체육대회만이 갖는 매력은 역시 육군5종, 해군5종, 공군5종, 오리엔터링, 고공강하 등 일반 스포츠대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군사종목이다.

오리엔터링(Orienteering)은 지도와 나침반을 가지고 가장 빠른 시간에 목적지를 찾아가는 경기다. 개인중거리와 개인장거리 그리고 단체, 릴레이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단순히 빨리 달려 결승점에 도착하는 게 아니라 나침반과 지도를 통한 지리 해석능력으로 겨루는 스포츠다.

고공강하는 5명으로 구성된 팀이 정해진 위치에 얼마만큼 정확하게 착지하느냐를 점수로 매기며, 스타일은 회전 등 어려울 기술의 소화능력을 평가한다. 포메이션은 4명의 선수가 단체 낙하해 자유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육군 5종은 육상 전투에서 발생하는 각종 악조건을 극복하고 생존하기 위한 방법을 스포츠로 승화시킨 종목들로, 300미터 소총사격, 500미터 장애물 달리기, 50미터 장애물 수영, 수류탄 투척, 크로스컨트리로 구성된다.

해군 5종은 장애물달리기, 인명구조 수영, 다목적 수영, 선박운용술경주, 수륙양용크로스컨트리로 구성된다.

비행과 스포츠로 나뉘어 진행되는 공군5종은 사격과 수영, 펜싱, 장애물 농구를 포함해 비행이 포함돼 있다. 비행경기는 개최국의 파일럿이 조종하는 항공기에 탑승해 항법사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저비용 국제스포츠 대회의 모범 모델

대회 관계자들은 이번 대회가 알뜰한 예산으로 최대급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제적 스포츠 행사를 치를 경우 경기장이 대회에만 쓰이고 이후 관리가 소홀해져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이번 대회의 경우 이런 폐단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일단 개막식은 문경시 기존의 국군체육부대 메인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경기장도 문경과 포항, 안동 등 8개 시군의 기존 시설에서 치러지며, 이번 대회를 위해 새로 지은 건축물은 전무하다.

선수들이 묵는 숙소에서도 예산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위는 34억원을 들여 이번 대회기간 선수들이 묵을 이동식 숙소 '카라반' 350동을 제작했다.

선수촌 아파트를 신축할 경우 들어가는 800억원을 절약한 것이다. 특히 개당 2650만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카라반은 이미 민간분양이 완료된 상태다.

또 대회 사상 처음으로 개·폐회식을 유료화한 것도 예산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 北 불참 아쉬움…이례적 日 고위급 인사 참석

북한은 세계군인체육대회에 매년 참가해온 개근생 국가였으며, 매번 대회 상위권을 차지해온 군인스포츠 강국이다.

한국 개최가 결정된 이후부터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군인들이 스포츠 대회 참가를 계기로 남측 땅을 밟게 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에 11개 종목에 213명의 선수를 파견하겠다는 1차 대회 참가 동의서를 내 이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지난 7월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에 불참 의사를 공식 통보하며 결국 남녘에서의 남북 군 장병 간 스포츠 대결은 볼 수 없게 됐다.

정치적 상황을 떠나 각국 군 장병이 경쟁한다는 게 세계군인체육대회의 정신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불참은 더욱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이번 대회에는 또한 일본 방위성에서 하라다 겐지 방위정무관이 개회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위성 고위급 인사가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석하기는 이례적이다.

당초 일측은 나카타니 겐 방위상의 폐회식 참석을 검토했으나 이 역시 한일 양국 간 정치적 문제로 결국 취소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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