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VC와 공동 조성한 '외자유치펀드' 연내 1조원 돌파할 듯

정부의 벤처투자금인 모태펀드와 외국 벤처캐피탈(VC)이 공동으로 자금을 모아 국내 벤처기업 투자에 나서는 외자유치펀드가 연내 누적 결성금액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첫 결성에 나선 후 2년 만에 이룬 성과다. 국내 벤처기업의 자금줄을 외국으로 넓히는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4일 정부 및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한·중 벤처펀드 2000억원과 미국 VC와 벤처펀드 1000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한·중 벤처펀드는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중국 산업은행 자회사인 CDBC와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문화콘텐츠·소프트웨어·소비재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에 통해 양국 정상이 합의한 후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이달 내 펀드 조성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청 관계자는 "최근 실리콘밸리의 VC와 모태펀드가 공동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펀드 규모는 1000억원 수준에서 논의 중"이라며 "한·중 벤처펀드를 합쳐 올해 안으로 총 3000억원 규모의 외자유치펀드가 추가로 조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기청은 2013년 블루런벤처스와 1925억원의 외자유치펀드를 조성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알토스벤처스(660억원), 올 2월과 5월에 각각 스톰벤처스(1951억원), 500스타트업스(138억원)와 펀드를 조성하며 총 5655억원의 외자유치펀드 결성을 완료했다.


지난 6월 에셋매니지먼트벤처스와 1100억원, 중국의 포춘링크와 10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인 것을 포함하면 외자유치펀드 조성액은 7755억원에 달한다. 최근 진행 중인 3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감안하면 연내 외자유치펀드 조성액은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중기청은 그동안 미국과 중국 투자자에 치중된 외자유치펀드를 인도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다변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지난달 싱가포르 해외 사무소를 개소한 뒤 싱가포르 VC인 애드벌캐피탈을 계열사로 둔 애드벌그룹과 펀드 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다만 외자유치펀드가 국내 IPO(기업공개)나 M&A(인수·합병)를 통해 차익을 남기는데 주력할 경우 벤처기업의 글로벌화에 도움을 줄 수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벤처캐피탈 한 관계자는 "외국 VC가 투자한 기업을 해외 증권시장에 상장하거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원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적극적인 투자금 회수 전략을 사용할지는 미지수"라며 "펀드 규약을 마련할 때 이러한 의무 조항을 일부 포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