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證 골칫덩이 현대저축銀 흑자전환 성과 빛나지만…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현대증권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저축은행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부실저축은행이란 꼬리표를 달고 현대증권 속만 썩여온 골칫덩이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하지만 서민금융의 비중을 줄이고 부동산 투자 등에 집중해 수익을 냈다는 지적도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저축은행은 지난해 1340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이중 대출로 벌어들인 대출금 이자가 1200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은 352억원에 이른다. 특히 8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 합계가 5008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저축은행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현대저축은행은 100억여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현대저축은행은 현대증권의 노사갈등을 가져온 골칫덩이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대증권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 부실저축은행으로 분류된 대영상호저축은행을 960억원에 인수했는데 당시 현대증권 노조는 인수와 관련해 사측과 맞섰다. 이후 경영진이 부실에서 헤어나지 못한 현대저축은행에 500억원을 추가 수혈하자 노조 측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검찰 고소로도 이어지는 등 노사대립은 현대저축은행을 바라보는 업계의 우려만 낳았다.

그랬던 현대저축은행이 이 같은 우려를 말끔히 털어낸 것이다. 다만 서민금융적 측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고객들에게 주는 예수금 이자가 지난해 보다 40억원 줄어든 231억원에 그쳤다. 대신 부동산 투자 비중을 크게 늘렸다. 그만큼 연체비용 등 대손상각비, 대출채권처분손실이 크게 줄었다.

387억원 규모였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은 652억원으로 늘었고 비중도 8.42%에서 11.17%로 상승했다. 부동산업 및 임대업 대출 규모는 610억원에서 1816억원 수준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를 넘어섰다.

개인대출 중에서는 신용대출 비중을 10%포인트 줄인 88% 수준으로 낮추고, 2% 수준이던 담보대출 비중을 11.68%까지 끌어올렸다. 원래 현대저축은행은 고금리 신용대출로 악명이 높았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현대저축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부동산 등 재무적 투자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서민금융의 비중을 눈에 띄게 줄인 것은 저축은행 업계 분위기와 동떨어져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