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낙엽' SK하이닉스, 주가 바닥 찍었나

/자료사진=뉴스1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 (179,100원 ▼9,100 -4.84%)의 주가가 올해 들어 극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초 5만원이던 주가는 어느새 3만원 초반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2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 (179,100원 ▼9,100 -4.84%)에 대한 목표주가도 잇따라 낮추고 있다. DRAM 가격 하락 압력이 PC용에서 모바일용으로 전이 된데다 내년에도 가격 하락은 계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SK하이닉스 (179,100원 ▼9,100 -4.84%)의 주가는 전일 대비 850원(2.52%) 상승한 3만4550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들어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매도에 나서며 주가가 맥을 못 추는 모습이었지만 이날 2% 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주가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최근 보인 주가 흐름은 그야말로 추풍낙엽이었다. 연초 소폭 하락 후 주가를 회복하는가 싶던 SK하이닉스는 6월부터 내리 하락세를 기록하며 4개월 새 주가가 30% 넘게 빠졌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다. 중국의 PC 수요가 줄어들며 PC용 DRAM 가격이 직격타를 받았고 PC 외에 스마트폰, 태블릿 등 주요 제품의 DRAM 수요 증가율도 지난해 말 추정치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최근 DRAM 가격 하락이 PC용에서 모바일로 전이되는 모습을 보이자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용 DRAM 가격 하락에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모바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우려하던 모바일 DRAM의 가격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관련업계에서는 DRAM 가격 하락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PC용 DRAM의 경우 하락세가 다소 둔화되겠지만 모바일 DRAM의 낙폭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가 부진한 스마트폰 부분 만회를 위해 반도체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전방산업 수요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10월부터는 가격 하락이 빨라질 것"이라며 "내년에도 가격 하락은 지속 돼 연간 기준 28% 내외의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DRAM 가격 하락과 암울한 전망에 증권가에서는 지난달부터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를 줄 하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현대증권, KB투자증권, LIG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일제히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만큼 이제는 바닥을 찍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5.9배를 기록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배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을 하회, 내년 업황 및 실적 둔화를 충분히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에 부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추가 하락을 낮게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50원 상승할 경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200억원 이상 증가가 전망된다"며 "원화 약세가 여타 신흥국 대비 큰 폭으로 진행될 경우 달러 강세가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