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자원화 전략'으로 기후변화 파고 넘는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화학연구원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기후변화대응 탄소자원화 전략 간담회' 를 개최했다.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이 간담회를 주재 하고 있다./사진=미래부

"산·학·연 역량을 모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자원화 전략’을 연내 마련하겠다."

미래창조과학부 이석준 제1차관은 지난 2일 서울 더팔래스호텔에서 열린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 간담회에서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7% 감축하고,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미래 신산업을 창출하는 구상을 전하며 이 같이 밝혔다.


올해 말 신기후체제 등장을 앞두고 '탄소자원 개발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 대응 전략을 연내 수립하겠다는 의지다.

미래부가 앞으로 제시할 탄소자원화 전략은 산·학·연이 협력해 '저탄소 경제시스템 전환'을 획기적으로 이끄는 R&D(연구·개발) 로드맵과 구체적인 기술 사업화 계획이 밑그림으로 담길 예정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기술들은 주로 정부 보조금이나 규제 등 정부 정책에 의존해왔다. 국제유가 하락, 셰일 가스 등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시스템이 계속 유지되는 등 기후 변화대응 관련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 것도 이번 '탄소 전략'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이 간담회 에서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사진=미래부

아직 국내 수입 에너지 비중은 75%로 높다. 버려지는 온실가스 등을 석유대체 원료 및 자원으로 활용하는 탄소 자원화 전략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영후 한국정밀화학산업진흥회 회장,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 오승훈 SK이노베이션 전무, 최정욱 LG화학 전무, 이동우 롯데케미칼 연구소장, 송도영 GS칼텍스 전무, 안경욱 부흥산업사 대표, 이상엽 카이스트(KAIST) 교수, 이규호한국화학연구원 원장 등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석해 탄소 자원화 전략의 필요·시의성에 공감대를 나타내며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논했다.

탄소자원화 사례 발표에 나선 송도영 GS칼덱스 전무는 "바이오부탄올 분야는 기술적 장벽이 높은 영역으로 사업화 전인 데모 단계부터 수백억원 정도의 자본 투입이 요구돼 의사결정 과정에서 미뤄지는 경향이 많다"며 "대부분 연구가 실험·검증 이후 단계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상엽 교수는 "기존 한국 화학기업들은 석유 화학이 중심이 돼다 보니 바이오 분야 접근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규호 화학연구원 원장은 "탄소자원화의 초기 사업 진출은 높은 리스크를 수반해 대기업도 힘든 분야"라며 "초기 기본 기술은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이 연구개발을 통해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석유화학, 셰일가스 등 화학 관련 문제들을 연계해 산·학·연이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한다면 새로운 산업 육성 기회가 될 것"이라며 "탄소자원화는 전 세계적으로 출발 단계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외국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정욱 LG화학 전무도 "사업화 촉진을 위해 탄소 저감 기술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며 거들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탄소자원화 전략은 대기업이 기술을 개발하면 중소·중견기업이 이를 가져다가 다양한 용도에 적용해 시장을 다양화하는 방식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석준 차관은 "탄소자원화와 같은 기술은 당장의 현실화가 어려운 기술로써,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겠지만, 전략을 가지고 진행하며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라며 "업계와 협력해 R&D에 대한 체계적인 수립과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