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반짝 호황, 한 여름 밤의 꿈…다시 겨울로?

올해 3분기 증권업계 실적이 전분기 대비 절반 수준까지 내려앉을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의 운용 수익이 급감한데다 헷지(위험회피)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수익악화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4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삼성·NH투자·키움·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 등 6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분기 대비 36.0% 감소한 3791억원이다. 이들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두 달전 3860억원에 이어 한 달전 3844억원, 현재 3791억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현대·NH투자·대우·삼성·키움증권·한국금융지주 등 6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증권사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46.7%나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증권사의 3분기 실적 전망이 곤두박질 친 것은 파생상품결합증권과 채권 운용, 자기매매 손익 등 트레이딩 부문 실적 부진이 주된 요인이다. 증권사의 순영업수익(영업수익-판매관리비)은 크게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IB(기업금융), 트레이딩, 기타수수료 부문으로 나뉜다.

대신증권이 전망한 올 3분기 증권사의 트레이딩 부문 순영업수익은 전분기 대비 39.0% 감소한 3340억원이다. 이는 같은기간 위탁매매부문 순영업수익 감소율(-15.3%)과 IB부문 감소율(-17.6%)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올해 3분기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급락 여파로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조기상환 규모가 급감한 게 증권사의 수익악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ELS 판매보수는 ELS의 조기 상환시 만기 잔여분이 한꺼번에 인식돼 조기상환 규모가 줄수록 증권사 수익도 감소한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3분기 ELS 조기상환 규모는 12조621억원으로 2분기 18조1823억원에 비해 33.7%나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헷지(위험회피) 비용도 늘어났을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사는 녹인(Knock In·원금 손실 진입구간) 구조의 ELS를 발행할 때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선물을 대량 매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헷지 한다.

이 때 들어가는 증거금과 선물가격이 모두 비용으로 인식되는데 이 지수가 하락할 경우 평가손을 면치 못한다. 이 때문에 8월 한 때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당기순손실 이야기도 돌았지만 HSCEI가 지난달 초 9058선까지 하락했다 최근 9686선까지 회복하면서 평가손을 만회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증시 활황 등에 힘입어 개선세를 보이던 증권사 실적이 3분기 ELS 관련 손익 등이 급감하면서 부진함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을 비롯한 채권 운용과 리스크 관리 능력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핵심 경쟁력인 자산 운용 능력을 판가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