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력매체들, "삼성전자 TV 소비전력 의혹?…英 가디언의 '오버'"

미국 경제전문지 등 해외 유력매체들이 최근 불거진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의 TV 소비전력 조작 의혹에 대해 "폭스바겐 사태와 다르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브스 인터넷판은 '삼성전자, TV 에너지 테스트를 속였다는 주장에 반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폭스바겐이 수백만 대 차량의 배기가스 테스트를 속였다고 인정한 사건은 대기업의 유사 혐의에 대해 벌집을 쑤셔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 가디언지 보도에 따르면 다음 타깃은 삼성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가디언지는 삼성전자의 TV가 공식적인 테스트 환경에서보다 실제 사용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에너지 이용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컴플라이언TV의 주장을 보도했다. 컴플라이언TV는 EU가 후원하는 독립 리서치그룹이다. 포브스는 지난 2월 발표된 컴플라이언 TV 보고서에서 '일부 TV가 테스트 상황을 감지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대목에 주목했다.

그러나 포브스는 "컴플라이언TV의 주장에서 핵심이 되는 삼성전자의 모션 라이팅(Motion Lighting) 기능은 에너지를 절감하고 TV를 좀 더 친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설계된 '친환경'(Eco) 기능"이라며 "폭스바겐과 달리 삼성전자의 이 기능은 TV 메뉴에 항상 나타나 있고 언제나 누구든 이 기능에 접근해 켜거나 끌 수 있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삼성전자의 이 기능은 어떤 특정한 조건이 감지됐을 때 자동적으로 켜졌다가 꺼지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온'(On) 상태에 놓여있다"며 "삼성전자가 가디언지의 기사에 대해 '(모션 라이팅과 폭스바겐 기기 사이는)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고 신속하고 강력하게 반박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이것이 사건의 종료는 아닐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매우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은 컴플라이언TV 쪽으로 공을 넘겨 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유력 경제전문지인 포천 인터넷판도 지난 1일 '세계의 TV 업체들이 폭스바겐처럼 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삼성이나 TV 제조사들이 불법을 저질렀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이는 폭스바겐 사태와 완전히 다르다"고 밝혔다.

영국의 음향영상(AV) 전문 매거진 'What Hi-Fi'도 최근 기사를 통해 "(가디언지가) 컴플라이언TV 테스트에서 입증되지 않은 현상을 가지고 의혹만 제기했다"며 "모션 라이팅은 기본적으로 켜져 있는 세팅으로, 그 기능을 끌지 켤지 선택은 사용자들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것은 폭스바겐의 스캔들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며 "삼성이 의도적으로 이 기능을 조작해서 고객과 규제 당국을 속였거나 불법적인 일을 했다고 말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