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담배세 12.6조, 월급쟁이 근로소득세에 맞먹어

자료=납세자연맹

내년에 정부가 흡연자들로부터 걷을 담배세가 우리나라 월급쟁이 98%가 납부하는 근로소득세와 맞먹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또 담배세가 금융소득(이자‧배당)에 대한 소득세와 부동산 보유세 보다 월등히 많을 것으로 예상돼 공평과세 논란이 재현될 전망이다.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5일 “연맹이 추산한 2016년 담배세 예상세수 12조6084억원은 지난해 전체 근로소득자의 98%(1577만5942명)가 납부한 근로소득세수 12조7206억 원과 비슷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납세자연맹은 올해 연말정산 검증대상인 2014년 귀속 근로소득자 1618만7647명의 총급여액이 513조원이며, 이들 중 연봉 1억 원 이하 1577만5942명의 근로소득자들(총급여 447조원)의 결정세액이 12조7206억 원이라고 밝혔다.

또 담배협회 발표 자료를 근거로 금연시도가 많은 ‘신년효과’가 사라진 지난 5월 이후 3개월(6~8월)간 흡연율로 추정한 2016년 담배세수 예상액은 12조6084억원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2014년 근로소득자 98%가 납부한 근로소득세수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정부는, 올해와 내년 담배세수 예상을 동일한 9조 5225억원으로 전망했는데 그 보다 3조 859억원 많은 것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담배값이 오르면 담배소비량도 34%감소할 것이라 밝혔지만 담배판매량은 최근 들어 예년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연맹이 최근 3개월치 담배판매량 추이로 계산한 결과 2015년 담배소비 감소규모는 23%, 2016년에는 13%로 예상됐다.


연맹은 또 “2013년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44조8803억 원)으로부터 징수된 소득세가 7조6639억원임을 감안할 때, 주로 서민이 부담하는 담배세수 12조6084억 원은 실로 엄청난 규모”라고 설명했다.


연맹은 이와 함께 “한국의 국부(國富·국민순자산)가 1경1039조원으로 이중 토지자산 5848조원(53%)과 건설자산 3941조원(35.7%)을 합친 9789조원(약 89%)이 부동산 자산”이라며 “하지만 정작 부동산 자산으로부터 징수되는 보유세는 2013년 기준 재산세 8조 3000억원과 종합부동산세 1조 2000억원을 더한 9조 5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담뱃세 세수가 부동산 보유세보다도 3조 1000억원 가량 많은 것이다.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은 “술‧담배 등 기호품과 유류 등 생필품에 많은 세금을 물리는 현행 세제는 주 소비층인 서민들의 수입과 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많아 고소득‧재산가에게 더 많은 세금을 징수해야 한다는 ‘공평과세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며 “역진적 세제를 시급히 공평한 세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가 국책연구소인 조세재정연구원을 동원해 흡연율, 담뱃값 국제비교 등 담뱃값인상에 유리한 통계만 생산해 공개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 회장은 “정부는 흡연율 감소를 부풀린 맞춤 보고서와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 중 담뱃값이 낮다’는 통계만 부각시켰다”면서 “OECD 국가의 전체세수 및 소득세수 대비 담배세수 비중 비교 등 담뱃값인상에 불리한 정보는 생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