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사회 승인없이 수백억 계약'…대우조선 사건 특수부 배당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1

검찰이 수백억원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이사회 승인도 받지 않고 계약을 체결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가 전·현직 임직원들의 배임 혐의 등을 적발해 수사를 의뢰함에 따라 이 사건을 특수3부(부장검사 김석우)에 배당했다. 검찰은 관련 기록 등을 검토한 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내부 비리에 대한 대대적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위는 감사 결과 내부 비리가 매우 위중하다고 판단, 지난달 9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0년 9월27일 1차 이사회를 개최해 오만의 선상호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승인했다. 그러나 1차 이사회 이전인 같은해 5월30일 이미 프로젝트 대상 선박을 모나리자호로 확정하고 9월16일 구매계약까지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업은 대금 지급 과정에서도 문제가 적발됐다. 도급계약상 실내스크린 골프장 공사비 3억6000만원(29만9000달러) 등이 포함돼 있었지만 실제로 시공이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계약서상 공사비가 약 99억원(825만달러)으로 고정돼 있는데도 실제 공사비가 늘어나자 추가된 공사비에 대한 적정성 평가도 없이 설계변경 방식으로 약 39억원(324만5000달러)를 추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우조선해양은 해당 사업을 2013년 중단했고 여기서 입은 손실은 총 약 400억원(3450만달러)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프로젝트는 대우조선해양 오만법인이 수의계약으로 디에스온(DSON)에 발주했다. 당시 디에스온의 대표와 대우조선해양 오만법인의 고문을 동시에 맡고 있었던 유명 건축가 이창하씨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2007년 6월 계열사 대우조선해양건설을 통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복합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건축가 이창하씨가 대표로 있는 인테리어 업체 이창하홈을 불필요하게 시행사로 선정해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진정서에는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이 이 당산동 복합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200억원 이하 규모로 분할 매수해 이사회 결의를 피했다는 의혹도 담겨 있다. 또 대우조선해양이 2010년 4월 삼우중공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77%의 지분을 확보하고도 불필요하게 남은 23%를 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과 2010~2011년 기존 운송업체들과 계약을 종료한 뒤 물류 비용을 아낀다며 '부산국제물류'를 인수했지만 기존보다 10% 인상된 수십억원의 초과 운임을 매년 지급한 부분 등에 대한 의혹도 진정서에 담겨있다.

한편 최근 제기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도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를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영업 이익을 내다 올해 2분기 3조원대의 영업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