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조작' 韓소송, 수백명·수십억원 규모로 커진다

머니투데이

황재하 기자

폭스바겐 골프 /사진=폭스바겐 제공

독일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배출가스 조작사태와 관련한 국내 소송의 참가자가 수백명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청구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수십억원대 소송전으로 번질 전망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 소속 하종선 변호사는 5일 "지난달 첫 소송을 제기한 이후 문의가 이어졌고, 현재까지 총 250여명이 소송을 희망하며 서류를 냈다"며 "이 가운데 준비를 마친 수십명은 오는 6일 소송장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나머지 의뢰인들의 소송도 준비를 마치는 대로 계속 제기할 예정"이라며 "추가 의뢰가 들어올 경우 소송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경유차를 소유한 소비자 2명은 폭스바겐그룹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국내 중개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폭스바겐그룹 등이 소비자들을 속이고 제품을 판매한 만큼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매매대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 자신들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예비적으로 3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추가로 소송을 내는 이들도 차량 가격에 따라 수천만원을 돌려달라고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중고로 차량을 구입한 차주들은 먼저 3000만원을 청구한 뒤 차량 가치와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 향후 청구 금액을 늘릴 계획이다.

한편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테스트에서 가스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발표해 파장이 일었다. 폭스바겐은 불법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차량의 배출가스 처리 장치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스바겐은 통상 주행시 기준으로 최대 40배가 넘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대신 연비 등 성능이 향상된 것처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폭스바겐은 자신들의 조작을 인정하고 불법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디젤 차량이 세계적으로 1100만대에 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