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가 새로운 것? 데이터를 비즈니스 모델로 만드는 것"

김승윤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부 데이터기획팀장./사진제공=KB국민카드

"빅데이터(Big Data·대규모 데이터)가 새로운 것인가요? 아닙니다. 기존 데이터를 세분화하고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김승윤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부 데이터기획팀장(사진·41)은 국내 1호 데이터 분석 전문가다. 지난해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이 치른 '제1회 데이터 분석 전문가' 시험에서 최종 합격한 세 명 중 한 명이다. 당시 최종 합격률은 3%대를 기록했다.


김 팀장은 리서치회사를 거쳐 LG전자, KT 경제경영연구소, SK 플래닛 등에서 데이터 관련 일을 해왔다. 그러다 올 3월 국민카드에 합류해 빅데이터 분석, 전략수립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국민카드에서 팀장급이 40대 중후반~50대 초반임을 고려하면, 김 팀장에 대한 대우는 파격적인 셈이다.

그는 "데이터 활용, 수집, 분석, 질 유지 등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빅데이터 관련 업무의 100% 아니더라도 구석구석 넓게 알게 됐다"면서 "소비관련 데이터가 가장 많은 카드사에서 빅데이터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결제수단을 가지고 있는 카드사는 하루에도 수만에서 수십만 건의 데이터가 생성된다. 소비자의 지출규모, 빈도, 구매성향은 물론 가맹점 결제금액, 결제시간, 결제 장소가 데이터로 산출된다.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카드 회원의 행동 패턴을 추적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팀장은 "쓸모없는 정보를 제공하는 스팸과 소비자가 원하는 타이밍에 적절한 정보를 주는 큐레이션(Curation)은 종이 한 장 차이"라면서 "카드사는 회원이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귀가할 때까지 온·오프라인 정보는 물론 대중교통까지 접점을 활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필요한 때에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전략부의 빅데이터 분석에 의한 결과물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국민카드는 가입자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보내주는 '스마트 오퍼링 시스템'과 전화 상담 내용을 문자로 자동으로 바꿔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음성상담 문자전환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음성상담 문자 전환 시스템은 카드업계 최초로 상담전화를 실시간으로 문자로 전환해 빅데이터 마케팅과 불완전 판매 예방 등에 활용한 사례다.

김 팀장은 "기업 내부에도 그동안 활용하지 못하고 있던 다양한 형태의 비정형 데이터가 존재하는데 고객 상담메모나 소비자 목소리(VOC) 등이 대표적"이라면서 "나이나 성별, 상담 시간대와 카드 이용 패턴 등 기존 빅데이터 자료에 상담전화 분석을 통한 빅데이터를 추가하면 고객 맞춤형 상담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 외부에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도 그의 관심사다. 김 팀장은 "SNS 데이터의 경우도 많은 분석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나 그 효과성에 대해서 아직 성공한 케이스가 없는 것 같다"면서 "SNS 데이터를 가져와 카드 상품 혹은 마케팅 영역과 접목하면 소비자는 물론 가맹점에게도 좋은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데이터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빅데이터를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 수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ctist)'다. 김 팀장은 "빅데이터가 큰 사업이 되려면 사업적인 측면에서 어떤 혁신이 나올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면서 "회사, 소비자 등에게 유익한 빅데이터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