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직접시설 1호 '키콕스벤처센터' 매각 돌입

국내 1호 벤처직접시설인 서울디지털단지 '키콕스벤처센터'가 빠르면 내달 말 매물로 나온다. 산업단지공단(산단공)은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기존 부동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옛 사옥으로 쓰인 키콕스벤처센터의 공개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5일 정부에 따르면 산단공은 지난달 22일부터 키콕스벤처센터의 적정 가치 산정을 의뢰하기 위해 감정평가법인을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실시했고 이날 2개사를 낙찰했다.

산단공은 이달 말까지 2개 감정평가법인로부터 키콕스벤처센터의 가치 평가를 받으면 평균값을 매각가로 확정, 내달 말이나 12월 초부터 공개매각을 실시할 계획이다.

산단공은 지방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실시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따라 지난해 1월 사옥을 대구로 옮겼다. 서울디지털단지에 위치한 키콕스벤처센터는 산단공의 옛 본사다.

2000년 9월에 준공된 키콕스벤처센터는 벤처직접시설 1호 빌딩으로 2000년대 초 서울디지털단지 내 벤처지원의 중추 역할을 했다. 지하 3층, 지상 15층의 연면적 2만7495㎡ 규모다. 국토교통부 등이 추정한 키콕스벤처센터의 가격은 약 800억원. 실제 매각가격은 이달 말 감정평가법인의 결과가 나와야 확정된다.


산단공 관계자는 "서울디지털단지 내에 아파트형 공장들은 입주기업의 기준이 제조시설을 둔 업체 등으로 제한된다"며 "키콕스벤처센터의 경우 문화나 편의시설 등도 입주할 수 있어 건물주 입장에선 유연한 임대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키콕스벤처센터 매각에 따른 부작용도 염려된다. 현재 산단공은 키콕스벤처센터의 입주사를 주변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려는 취지에 맞춰 중소기업 지원기관·대학·연구소·연구개발·컨설팅·법무·회계사무소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임대료도 시세 대비 60~70% 수준으로 저렴하게 책정하고 있다.

키콕스벤처센터의 입주업체 한 관계자는 "민간에 매각할 경우 수익성을 고려해 임대료가 오를 가능성이 높고 결국 기존 지원시설들은 다른 곳으로 이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입주업체의 반발로 키콕스벤처센터 매각은 난항을 겪어 왔다. 혁신도시특별법에 따라 지방으로 옮긴 공공기관의 종전 부동산 등은 이전 후 1년 이내 매각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산단공 관계자는 "당초 매각 시한은 올 1월이었으나 입주사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연말까지로 연장했다"며 "현재로선 모든 지방이전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기존 부동산을 매각하라는 게 정부의 원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