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제한적 반등지속, 관건은 다시 '경기'

5일 장 초반 1990선 중반까지 올랐던 코스피가 다시 1970선으로 밀렸다. 상승세는 유지했지만 초반 강세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거래대금도 다시 5조원 아래로 떨어지며 증시활력도 다소나마 움츠러드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향후 증시흐름은 제한적이나마 안도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흥자산의 상대적 매력을 떨어뜨렸던 변수들이 잦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말 미국에서 발표된 실망스러운 수준의 고용지표는 미국 금리인상이 10월 중 단행될 것이라는 우려를 완화시켰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둔화와 관련한 우려도 지난 8월 하순 정점을 찍고 중국지표의 안정 등으로 상대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도 다시 8.3원 하락, 하루만에 원화가 강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시장은 다시 '경기'요인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고용지표 불안이라는 악재가 언제까지 금리인상 지연이라는 호재로 인식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점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펀더멘털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선진국, 특히 미국의 경기마저 둔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는 얘기다.

고용지표 부진은 미국의 여타 3분기 거시지표의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으로 해석돼 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고수하고 있어 금리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거시지표의 부진으로 금리인상 지연 기대감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연준 인사들의 연내 금리인상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며 "3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이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공장주문 등 여타 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금리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일정기간 이어질 안도랠리의 가능성을 너무 좁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5월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예고 이후 가속화됐던 신흥국에서의 자금이탈이 완화되는 점 외에도 유럽·일본 등 지역에서 추가적 양적완화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중국발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논의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점도 국내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안영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주요 경제지표 발표나 이벤트가 많지 않아 향후 전망이나 정책기대감이 경제·금융시장의 분위기를 이끌어갈 것"이라며 "지난 주말 미국의 고용보고서가 발표될 무렵에도 ECB(유럽중앙은행) BOJ(일본중앙은행)의 추가 통화완화 기대는 각국 증시상승과 통화약세를 유발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중국에서도 재정투입, 인프라투자, 소비진작 등 작은 규모로 경기방어에 나서고 있어 단기모멘텀이라도 기대해 볼 만하다"며 "한국증시도 10월 들어 2주간 중국의 국경절 연휴와 맞물린 소비심리 개선 덕에 '코리아 그랜드 세일'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상승폭은 어디까지나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머니투데이가 지난달 말 실시한 조사에서도 다수 증권사가 내놓은 10월 코스피 고점 전망치는 2050선에 그쳤다. 현 시점 기준으로 추가상승 여력이 3%대 중반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가 2050 상단인 때 거래된 물량이 코스피 전체 거래에서 48%에 육박하고 있다. 그만큼 두텁게 매물벽이 쌓여있어 추가상승시 매물출회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시장이 상승을 시도할 때마다 수익실현을 하기를 권하는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린다. 대신증권의 오 팀장은 "안도랠리 속에서 지수가 오를 때마다 주식 비중을 당분간 줄이는 스탠스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대내적으로는 6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시작으로 실적시즌이 개시될 예정이다.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최근일 기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50조3501억원으로 전년 동기(47조4473억원)에 비해 6.1% 가량 늘고 영업이익은 6조574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605억원) 대비 62%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전망치(6조8981억원)는 물론 1개월 전 시점의 전망치(6조5964억원)에 비해서도 하향조정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고점에 비해 상당부분 조정돼 온 만큼 실망스러운 수준의 실적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