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연합군, IS내 '외인부대' 정밀타격하는 이유는

공습

#영국은 지난 8월21일 시리아 라카에서 카디프 출신의 레야드 칸(21)과 애버딘 출신의 루훌 아민(26) 등 자국민 2명을 겨냥, 드론을 이용한 정밀 공습을 실시해 이들을 살해했다. 두 사람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영국인들로 IS 선전 영상에 출연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달 7일 의회 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영국군이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 자국민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도 "이들이 영국 땅에서 테러 음모를 꾸며 '자위권'을 발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의회 승인 없이 공습을 진행한 후 사후 보고하면서 논란이 됐지만, '이들이 여왕 암살을 기도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비판 여론이 오히려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미국-요르단 연합군이 시리아 북부 라카에서 이동 중이던 IS 내 외국인 부대에 공습을 감행, 올해 초 IS에 가담했던 한국인 김모군(18)의 사망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관련기사 ☞ [단독]'IS 한국인 대원' 김군 사망 추정…공습에 소속부대 80여명 사망) 서방 연합군이 외국인 부대를 공습 주요 타깃으로 삼은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중동 전문가들은 '자국민들의 IS행 예방 및 경고 메시지'로 보고 있다. 영국은 물론 프랑스·호주·캐나다 등 유럽과 영·미권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IS 또는 IS와 연계된 이슬람단체의 테러 위협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만큼, 이 같은 위협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하원 국토안정보장위원회가 지난 29일 발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IS에 가담한 외국인은 최근까지 3만명 정도다. 특히 작년 말까지 1만5000여명이었던 관련 통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좀처럼 IS로 향하는 외국인들은 줄지 않는 추세다.


이에 따라 서방에선 외국인 IS 조직원의 증가로 자국내 테러 위협이 한층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국 출신의 IS 외국인 대원은 출·입국이 자유롭고 신분도 보장돼 있어 사실상 테러 '예방'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단속을 강화하더라도 전 세계인들이 쉽게 여행하는 터키를 경유해 이라크·시리아 등에서 IS로부터 교육받은 후 귀국하는 이들을 모두 걸러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또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IS에 심취한 젊은 서방 이슬람교도들, '외로운 늑대'(lone wolf)로 불리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들도 각국 정보당국이 주목하는 취약점이다. 실제 지난 IS의 '건국 1주년'을 맞이해 프랑스 각지에서 발생한 공장 폭발 테러 사건, 참수 사건 등은 모두 자국민들에 의해 발생했다.

IS 공습을 놓고 고민하던 프랑스가 뒤늦게 지난달 27일 뒤늦게 공습에 참여한 것 역시 이 같은 고민의 일환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IS의 테러 위협과 싸우기 위한 작전을 이 지역 국가들과 협조해 진행했다. 프랑스는 국가의 안보가 걸려 있을 때는 공습을 하겠다"며 IS 공습을 자국 안보와 직접적으로 연결시켰다.

정보당국 한 관계자는 "서방에선 IS와 연계된 자국민들은 물론 최근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 온 중동 난민들 속에 IS 대원들이 섞여 있을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자국민 중 시리아와 이라크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된 인물의 리스트를 확보하는 게 최대 과제"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IS 내 외국인 부대에 대한 타격은 오히려 자국내의 IS 동조자들에 메시지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