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원로들의 다급한 호소 "국회는 노동법 개정하라"(상보)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김진 인턴기자 =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노동개혁 촉구 1000인 지식인 선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10.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경제원로 1000명이 노동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청년실업과 급속히 추락하는 성장잠재력, 다가오는 경제사회 위기를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박재완 성균관대 교수(전 기재부·노동부 장관)를 비롯한 경제인 1000명은 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8항으로 구성된 노동개혁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재완 교수는 "나라의 미래인 청년 들의 실업난과 급속히 추락하는 성장 잠재력, 그리고 다가오는 경제 사회 위기를 지켜볼 수 없어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제원로들은 법개정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노사정 합의를 이룬만큼 정부와 국회가 흔들림 없이 법개정을 해서 제대로 된 노동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정상적인 노동제도와 노사관행, 성과급 중심의 임금 체계개편, 노동시장 유연화등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학교수와 전직 장관 등으로 구성된 1000명의 경제원로들은 8항의 구성된 성명서를 채택했다. 8항은 시급한 노동개혁 이슈와 노동계를 향한 주문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경제원로들은 우선 정부와 국회를 향해 '법개정'부터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원로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국회는 노사정 합의를 거부하는 세력에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말라"며 "일부 노동계의 시간끌기 전략에 말려들지 말고 이번 정기국회 기간내 관련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병혜 명지대 교수는 "내년 4월이 총선인데 올해 정기국회에서 입법화가 안되면 결실을 거둘 수 없다"며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도 사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정기국회내에 관련법이 꼭 개정돼 정치가 경제발목 잡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제인들은 크게 4가지 주문사항을 제시했다. Δ비정상적인 노동제도와 노사관행 정상화 Δ성과급 중심의 연봉체계 도입 Δ노동시장 유연화 Δ유연한 근로시간 제도 확대 등이다.

또 경제원로들은 "국제기준과 동떨어진 비정상적인 노동제도와 노사관행을 정상화하고 정규직 및 비정규직의 격차를 해소하라"며 "임금피크제를 활성화하고 호봉제 등 연공서열 위주의 임금체계를 성과급 중심으로 개편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파견과 기간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저성과장 일반 해고 기준을 마련하는 등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 기반을 확보하라"며 "재량근로 시간제 등 유연한 근로시간 제도를 확대하라"고 강조했다.

박재완 교수는 "지금까지 한국의 고용시스템은 연봉서열, 종신고용, 폐쇄형 시스템이었다"며 "이런 시스템으로 선진체제로 들어가기엔 한계가 있고, 양극화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만큼 유연하고 성과에 기초한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원로들은 노동계를 향해서도 일침을 날렸다. 과격한 파업 행위나 작업장 점거에 나서지 말것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청년이 나라의 미래임을 인식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파업은 사업장 밖에서만 허용하고 작업장 점거 등 불합리한 쟁의행위를 규제하라"고 주문했다.

윤창현 시립대 교수는 "실제로 보면 청년은 약자고 노조는 강자다"며 "강자가 약자 코스프레를 그만하고 양보할 때가 왔다"고 지적했다. 또 "청년이 헬조선을 외치며 탈출을 꿈꾸고 있는데 노조가 약자인 척하며 더 달라고 요구할수록 청년들은 구렁텅이로 빠져든다"며 "진정한 약자 청년을 위해 강자 노조가 양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명서 발표장에는 박재완 전 장관을 비롯해 백성기 전 포스텍 총장, 조동근 명지대 교수, 이병혜 명지대 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조영기 고려대 교수, 김도형 한양대 교수, 송정숙 전 보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성명서 채택에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박재완 전 기재부 노동부 장관,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장관 노재봉 전 국무총리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 송석숙 전 보사부 장관, 목요상 전 대한민국 헌정회장, 박범진 전 국회의 등이 함께 했다.

박 장관을 비롯한 경제인 대표 9명은 이날 성명서 발표 직후 원유철 새누리당 대표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차례로 만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다음은 경제원로들이 발표한 8개 문항의 성명서.

<지식인 1000인의 노동개혁 성명서>

노동개혁은 심각한 청년실업을 완화하고 추락하는 성장잠재력을 복원하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초미의 과제다. 9·13 노사정 대타협은 상생의 자세로 노동개혁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훨씬 더 중요하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 노사정 합의정신을 존중하되 구체성 없는 합의내용에 집착하다 실기하지 말고 제대로 된 노동개혁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1) 정부와 국회는 노사정 합의 정신을 존중하고 노사정 합의를 거부하는 세력의 요구에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말라.

2) 정부와 국회는 일부 노동계 등의 시간 끌기 전략에 말려들지 말고 이번 정기 국회 기간 안에 관련법을 개정하라.

3) 국제적 기준과 동떨어진 비정상적인 노동제도와 노사관행을 정상화하고 고용형태를 다양화하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단계적으로 해소하라.

4) 정년 연장에 대응해 임금피크제를 활성화하고 호봉제 등 연공급 위주의 임금체계를 성과급 중심으로 개편하다.

5) 파견과 기간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저성과자 일반해고의 기준을 마련하는 등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 기반을 확보하라.

6)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해 적응·준비기간을 부여하고 재량근로시간제 등 유연한 근로시간제도를 확대하라.

7) 파업은 사업장 밖에서만(walk out) 허용하고 작업장 점거 등 불합리한 쟁의행위를 규제하라.

8) 청년은 나라의 미래다. 정부와 기업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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