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FTA 시대 막 올랐다 'TPP vs RCEP'

/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된 이후 세계의 시선은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쏠리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권을 두고 펼쳐질 G2의 경쟁에 우리나라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일 타결된 TPP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호주, 베트남 등 12개 국가가 창립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유무역지대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 세계 GDP(국내 총생산) 37.1%와 교역의 25.8%를 차지하는 규모다.

우리나라는 TPP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현재 중국의 주도로 진행되는 RCEP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RCEP은 TPP와 같은 성격의 메가 FTA로, 중국과 한국·일본,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호주·뉴질랜드·인도 등 16개국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RCEP은 오는 12일 부산에서 10차 협상이 예정돼 있는 등 TPP 보다는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국가 간 경제력 차이로 인해, 자유화 수준을 두고 견해차가 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RCEP이 타결되면 TPP 못지않은 거대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하게 된다.

특히 인구 기준으로 TPP를 압도한다. RCEP 참여 전체국가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34억2104만명(48.7%)으로, TPP 인구 7억9900만명에 비해 약 4배가량 많다. 교역규모도 10조6719억달러로 9조2894억달러의 TPP보다 다소 높다. 중위연령도 우리나라 40.2세에 비해 인도 26.6세, ASEAN 28.3세로 젊다. 잠재가치가 풍부한 시장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명목 GDP는 전 세계 비중의 29%를 차지하는 21조6469억달러로 TPP의 27조7189달러(37.1%)에 비해 다소 못 미치지만, 인도·ASEAN 국가들은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실제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TPP 국가 경제성장률이 4.2%인데 반해, RCEP 성장률은 7.1%에 달했다.

역내 교역비중은 TPP 42.3%, RCEP 42.4%로 비슷해 양대 협정 모두 경쟁력 있는 글로벌 가치 사슬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대 협정에 동시에 참가하는 나라도 있다. RCEP와 TPP에 동시에 참가하는 나라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싱가포르 등 ASEAN 4개국에 일본, 호주, 뉴질랜드까지 포함해 7개국이다.

우리나라가 양대 협정에 각각 참여할 시 가정한 연구에 따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실질 GDP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TPP에 참여할 경우 실질GDP는 1.7~1.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대로 불참할 경우 0.12%가 감소한다. RCEP 참여로 인한 실질 GDP는 단기 5년간 0.38~0.68% 오르고, 중장기적(10년)으로는 1.21~1.76%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