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 '철옹성' 5가혼합백신 시장 진입 임박

LG생명과학 (67,500원 ▲500 +0.8%)의 5가 혼합백신 '유펜타'가 세계보건기구(WHO) 인증을 받고 국제연합(UN) 산하기관 의약품 입찰에 참여한다. 유펜타 단일 제품으로 연간 1000억원 매출 효과가 기대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펜타는 이르면 이달 말 WHO PQ(Prequalification) 인증을 받을 전망이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 사이 PQ인증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인증을 위한 행정 절차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PQ 인증은 저개발 국가 백신 조달을 위해 WHO가 약품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제도로 인증 획득 시 해당 업체는 유니세프와 범미보건기구(PAHO) 등 UN 산하기관 국제조달 입찰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진다. WHO 실사단은 지난 8~9월 한국을 방문해 의약품 품질 평가를 진행했다.

LG생명과학은 유펜타 PQ 인증 후 내년 실제 입찰에 참여한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UN 산하기관 전체 공급시장의 20~25%를 점유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5가 혼합백신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 목표한 만큼의 시장 점유율 달성은 무리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유펜타는 5세 미만의 영유아 치사율이 높은 5개 질병(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B형간염, 뇌수막염)을 동시에 예방하는 5가 액상혼합백신이다. 제조기술의 난이도와 검증된 원료확보, 공정의 까다로움 때문에 세계적으로 WHO PQ 인증을 보유한 업체는 6개사에 불과하다.


25%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경우 LG생명과학은 유펜타 단일 품목으로 연간 약 1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UN 산하기관에 연간 공급되는 전체 5가 백신 규모는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1000억원 수준의 매출은 LG생명과학 전체 제품군 중 최고 규모다. 지난해 기준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회사 제품은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 등으로 400억원 수준이었다.

한 번의 계약으로 장기간 안정적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UN 산하기관 의약품 공급 계약은 보통 3년 단위로 체결된다. 다른 전문의약품 해외 판매처럼 현지 유통망과 법인 등을 갖춰야 하는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다.

LG생명과학은 입찰 참여 후 생산물량 확보를 위해 올해 말부터 생산시설 확충에 나선다. 충북 오송 공장에 생산동(생산 3동)을 추가하는 작업을 내년 말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 작업에는 260억원이 투자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PQ 인증을 받은 제약사와 약품은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셈으로 세계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도도 올릴 수 있다"며 "5가 백신은 특히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인지도 제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