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TPP 가입하되, 협상력 극대화해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전날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재계는 가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뒤늦게 합류하는데 따른 부담이 있더라도 미국과 일본 주도의 TPP에 들어가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자동차, 기계 등 일부 업종에서는 특히 일본과의 교역에서 일방적인 피해가 없는지 이해득실을 잘 따져 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역협회는 이미 전일 TPP 관련 시장이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32%(3553억달러)라며 새로운 국제통상질서를 주도할 TPP 가입을 강조했다.

제현정 무협 연구위원은 “10개국과 FTA(자유무역협정)을 맺어 TPP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는 않겠지만 TPP에서 소외돼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제 연구위원은 “미국과 일본이 TPP를 이끌고 있고 아세안까지 편입되면 그 세력은 더 커질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지정학적인 고려를 해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통상질서에 뒤처질 수 없다는 점에서 가입은 당위론이긴 하나 발효 때까지 2년간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잘 따져 협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TPP 가입과 무관하게 일본이 미국 수출에서 무관세가 되고, 또 TPP 타결로 누적원산지 개념을 인정받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협정문이 공개되면 TPP가 각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해서 협상을 해야 하며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정부는 규제완화, 구조조정 촉진 등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누적 원산지 규정 도입 등에 따른 일본의 역내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며, TPP 불참시 GDP 감소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참여에 따른 실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재계는 과연 창설 멤버국과 대등한 지위를 가질 수 있는지, 가입조건 완화가 가능한지 등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이미 투자, 서비스, 지식재산권 등에서 룰세팅이 이뤄져 있고 후발멤버로서 기존에 마련된 규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이를 잘 살펴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자동차 업계에서는 TPP가입이 한일 FTA 체결효과로 이어져 일본에 시장을 개방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스탠스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미 FTA의 수준이 높아 완성차는 직접적인 영향이 적을 수 있지만 부품업체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일본과의 TPP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