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3세소유 '싸이버스카이' 내부거래 줄이기로…내부거래 '81.5%' 달해

대한항공 (20,250원 ▼300 -1.46%)이 6일 기내면세품 인터넷 사전주문 판매사업을 위탁받은 싸이버스카이의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싸이버스카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세 자녀가 소유하고 있는 오너 일가 개인회사이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80% 이상에 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는 등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 왔다.

2000년 설립된 싸이버스카이는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무 등 조 회장의 세 자녀가 각각 33.3%(3만3000주)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인 한진칼과 (주)한진의 보유 지분은 각각 0.35%, 0.56%로 1%에 못 미친다. 사실상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엔 셈이다.

싸이버스카이는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기내면세품 인터넷 사전주문과 대한항공 로고 상품 등의 인터넷 판매 등 온라인 사업이 주요 매출원이다. 한진빌딩 싸이버스카이 판매장에서 와인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사업도 일부 있지만 매출 비중은 미미하다.

싸이버스카이가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는 건 총수 일가의 개인 회사인데도 매출의 대부분이 한진그룹 계열사와의 내부 거래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싸이버스카이의 매출액(49억300만원) 중 내부거래 비중은 81.5%(39억9600만원)에 달했다.


내부거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계열사는 대한항공이다. 지난해 싸이버스카이의 매출 35억6000만원이 대한항공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대한항공의 로고 상품(17억4600만원)과 기내면세품 온라인 위탁판매(6억5900만원), 대한항공 매체 광고판매 대행(10억2300만원), 와인 판매(1억300만원), 카탈로그 광고(2900만원) 등을 통한 거래다.

독점적 사업구조 덕에 영업이익률도 20%가 넘는다. 지난해 싸이버스카이의 영업이익은 12억3100만원으로 이익률이 25.1%에 달했다. 이런 이유에서 그룹 내 일감을 몰아준 수혜가 조 회장의 세 자녀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결국 3세 경영 승계 과정에서 싸이버스카이가 자금줄 역할을 할 것이란 의혹도 받아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제선 기내에서 '스카이숍' 책자를 이용해 귀국편 면세상품 주문서를 작성하고 귀국시 상품을 받는 사업은 대한항공이 자체적으로 담당하고 있다"며 "싸이버스카이는 인터넷 사전주문 판매를 담당하는데 지난해 기내 면세품 온라인 위탁판매에 따른 매출은 전체 기내면세품 사업의 3% 수준인 6억 5900만원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김재호 대한항공 경영전략 본부장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싸이버스카이의 기내 면세품 위탁판매 사업 등을) 정리하는 방안으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오너 일가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공정위도 조사를 진행 중인 만큼 이를 해소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한진그룹이 오너 일가의 싸이버스카이 지분을 정리하거나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는 방식으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조만간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