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소비株 '사자'·대형株 '팔자'

국민연금이 3분기 식품과 의류, 유통, 인테리어 등 소비주를 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엔터와 여행주 등 중국 관련주도 비중을 높혔다. 반면 조선과 건설 등의 대형주와 바이오주는 비중을 축소했다.


수익성이 낮았던 대형주 대신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내수소비주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 금리인상 이슈로 글로벌 금융불안이 이어지면서 높은 벨류에이션 부담을 갖고 있는 바이오주에 대해서는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3분기 사조오양, 풀무원, 롯데제과 등 식품주와 에스엠, CJ E&M 등 엔터주 등의 지분율을 높혔다. 이날 국민연금은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150개 기업에 대한 3분기 지분변동 공시를 했다.

국민연금은 사조오양 (8,760원 ▲150 +1.74%)의 지분을 11.63% 보유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풀무원 (11,720원 ▲90 +0.77%) 푸드웰 (4,605원 ▼50 -1.07%) 동원산업 (36,200원 ▲200 +0.56%) 롯데칠성 (124,500원 ▼1,500 -1.19%) 등 식음료 관련주의 비중을 확대했다. 또 코스맥스 (134,500원 ▼800 -0.59%)의 비중을 10.79%에서 13.11로 늘렸고 아모레G도 5.02% 보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 업체 중 ISC (85,600원 ▼6,700 -7.26%)와 텔레칩스 (24,400원 ▼1,200 -4.69%)를 5% 이상 확보중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국민연금은 이와 함께 하츠 6.84%, 에넥스 6.16%, 한샘 (48,450원 ▲850 +1.79%) 5.05% 등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주택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성장 기대감으로 건자재 인테리어 관련주에 관심을 뒀다는 평가다. 이밖에 이건산업 (5,430원 ▲80 +1.50%) 삼화페인트 (7,350원 ▼310 -4.05%) 벽산 (2,125원 ▼25 -1.16%) 현대리바트 (7,410원 ▲80 +1.09%) 등도 국민연금의 러브콜을 받았다.

국민연금이 환율,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 변수 영향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내수주,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국민연금은 SK (155,500원 ▼1,300 -0.83%) 현대건설 (33,250원 ▲850 +2.62%) 우리은행 (14,800원 ▲250 +1.7%) 미래에셋증권 (20,500원 ▼150 -0.7%) 현대미포조선 (71,300원 ▲6,400 +9.86%) 대림산업 (49,400원 ▼200 -0.40%) 두산인프라코어 (7,700원 ▼20 -0.26%) 현대종합상사 등 대형주의 비중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오주인 씨젠 (21,450원 ▼50 -0.23%)은 6.27%에서 4.12%로 줄였고 오스템임플란트 유한양행 등도 비중을 줄였다. 이는 실적 부진과 환손실 등이 우려되는 기업을 덜어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대외 환경에 휘둘리는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투자 비중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엔터주나 화장품주의 경우 수익률이 상반기에 좋았기에 보유 비율을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중소형주로 투자 방향을 전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수익성을 보고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이나 연기금의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다"면서 "종목 중 기존에 주가가 빠져 저가 매입에 나선 종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