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10년여 만에 스스로 힘으로 해냈다"

7일 SK종합화학과 사빅(SABIC)과의 합작법인인 SSNC(SABIC SK Nexlene Company) 넥슬렌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10년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일부 메이저 회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장벽을 뛰어 넘고자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7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넥슬렌 공장 준공식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가 자체기술로 개발한 '넥슬렌'에 대한 자부심을 내보였다.


최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지난 10년간 개발한 넥슬렌의 땀방울과 열정이 세계 최고 화학회사인 사빅과 만나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의 날개짓을 하는 날이다"며 "머지 않은 시기에 사우디에 제2 공장을 건설하고 100만톤 이상의 규모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넥슬렌'은 고성능 폴리에틸렌의 SK 브랜드명으로 고부가 필름, 자동차 및 신발 내장재, 케이블 피복 등에 사용된다.

SK종합화학은 2004년부터 넥슬렌 촉매·제품·공정 등을 100%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특히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은 다우(Dow), 엑슨모빌(Exxon), 미쓰이(Mitsui) 3개사가 전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해 시장 진입이 쉽지 않았다.


최 회장 역시 이날 "그 동안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은 일부 글로벌 메이저 석유화학 회사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겨졌다"며 이날 이룬 결실에 대해 감격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최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최대의 석유화학 업체인 사빅(SABIC)과의 오랜 파트너십 역시 결실을 맺는데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와 사빅의 협력은 어느 한 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2010년 다보스 포럼과 사우디 방문 등 많은 만남 속에 양사 간 쌓여 온 굳건한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SK와 사빅은 계속해서 새로운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며 "사빅과 글로벌 시장을 향한 항해에 나서고 높은 파도가 몰아칠 것이지만 '파트너십'이 있기에 충분히 넘어설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사빅은 SK의 파트너로서 귀를 기울여줬다"며 "사빅과 넥슬렌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사업을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엔 최태원 회장과 사우디 왕자인 사우드 빈 압둘라 빈 투나얀 알 사우드 사빅 회장 등을 비롯해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유세프 알 벤얀사빅 부회장 등이 양사를 대표해 참석했고,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기현 울산시장, 고객사 및 협력사 관계자 등 400여명도 함께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6일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알 사우드 회장을 만나 향후 넥슬렌 사업 확대 및 양사 간 추가 협력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사빅과의 합작 프로젝트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섰던 '글로벌 파트너링' 중 최대 성과로 꼽힌다. 글로벌 화학 메이저 기업인 사빅과 합작을 성사시킨 기업은 SK종합화학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2010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당시 사빅의 모하메드 알마디 부회장에게 합작을 제안한 후 수차례 사빅 최고경영진을 직접 만나 합작 성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