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청년취업'… 개혁은 모두의 몫

지난달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새누리당과 정부에서는 이번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노동개혁 5대법안을 발의한 상태이기도 하다.

주요 합의사항을 살펴보면 통상임금, 노동시간,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이라는 3대 현안에 대해 합의했다. 이 중 통상임금과 노동시간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을 통해 개정하고,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은 임금피크제 확산 등을 통한 노사자율에 맡기도록 했다. 사회안전망 확충 강화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출퇴근재해보상 등 산재제도를 개선하고 실업급여 지급기간을 연장 하는 등 보장성을 강화했다.

청년고용활성화에 대해서도 입을 모았다. 대기업과 공기업은 청년 신규채용을 늘리는 것을 협의했는데 임금피크제, 고소득자의 임금인상 자제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청년고용에 활용키로 했다. 이들 사항은 청년고용촉진협의체를 구성해 정교화하기로 하였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은 추후논의키로 했다.


이른바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노사정 대타협은 노동개혁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주요 합의사항별로 여야나 청년·중장년층 양자간의 입장 차이가 존재하고 무엇보다 이를 통해 목표했던 청년일자리가 확대될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많다.

인크루트가 지난 5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 중 72%가 '노동개혁이 청년층 일자리확대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번 노동개혁 대타협안 가운데 뜨거운 감자인 일반해고 합법화에 대해서는 64%가 반대했다. 고용안정망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도 61%가 부정적이었다. 저임금으로 숙련된 근로자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제도로 악용될 우려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득권들의 노령 근로자 구제수단의 일환이 될 수있다는 것이다.

이번 노동개혁의 최우선 사명이 청년일자리 확대인데 반해 정작 당사자인 청년층으로부터 지지가 아닌 우려를 사고 있다. 이렇게 되면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개혁을 주도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노조가 있는 대기업, 철밥통 공기업에 제한된 개혁이 아니라 99.9%의 중소기업를 포함하고 전세대가 동참할 수 있는 개혁으로 극복해야 한다. 합의가 아니라 입법, 법이 아니라 양해가 필요하다.

모두가 진정 '기·승·전·청년취업'을 바라고 있는가? 청년은 본인이 취업하는 기회를 얻는 대신 부모님 세대가 연봉을 줄이는 것에 대해서 43%가 반대했다. 청년들의 절박함에 비해 다소 높은 수치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장년층은 본인들의 연봉을 줄이는 대신 자식세대가 일자리 기회를 얻는 것에 대해서 28% 반대했다. 기성세대에게 좀더 낮은 숫자를 기대하면 안되는 걸까?


청년실업이 범국가적인 고민과 노력 없이는 해결되기 힘든 과제가 되어버린 지금, 모두가 개혁의 주체가 되어 다음 세대가 비젼을 가질 수 있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기를 갈망한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COO)는… 경북대 정치외교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국내최초 취업포털 인크루트를 공동창업하였으며, 2014년 8월 취업학교를 개설했다. 저서로는 프로페셔널의 숨겨진 2%등이 있으며, 방송과 강의 등을 통해 채용과 직업에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18년이상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