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냐 동양이냐" 시멘트·레미콘사 복잡해진 셈법 

시멘트 1위 쌍용양회 (7,000원 0.00%)의 채권단이 경영권을 확보하고 보유지분을 시장에 내놓는다. 2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 소송에 막혀 지지부진했던 쌍용양회 매각이 급물살을 타면서 ㈜동양 인수를 고려했던 시멘트·레미콘업체들이 다시 주판알을 굴리기 시작했다.


8일 쌍용양회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 결과 KDB산업은행,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앤컴퍼니 등 채권단이 추천한 이사진 5명이 신규선임됐다. 14명의 이사진 가운데 8명을 차지해 경영권을 확보한 채권단은 오는 12일 보유 주식 47.68%에 대해 공개매각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받고 본입찰은 오는 12월 중순쯤 진행할 예정이다.

쌍용양회 공개매각절차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멘트·레미콘 업체들간 셈법이 복잡해졌다. 동양시멘트 지분을 매각하고 현금 5000억원을 보유한 알짜회사로 탈바꿈한 ㈜동양도 조만간 매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시멘트 매각 이후 시멘트·레미콘 업계가 주목하는 M&A(인수·합병) 매물은 ㈜동양이었다.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동양이 현재 뚜렷한 최대주주 없이 주식이 분산돼 있어 전체 지분의 25% 정도만 확보하면 안정적으로 최대주주의 지위를 누릴 것으로 본다. 시가총액 7000억원인 ㈜동양의 주식을 2000억원(25%)에 매입하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 5000억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매력에 유진기업은 지분 약 5.76%를 장내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레미콘업계 2위 삼표는 ㈜동양을 인수할 경우 레미콘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어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양회공업은 ㈜동양보다 비싼 매물이지만 업계 2위 한일시멘트와 시장점유율 차이가 10% 나는 확고한 1위 회사라는 강점이 있다. 시가총액 1조5380억원(이날 종가 2만600원 기준) 가운데 채권단 지분 47.68%만 7747억원이다. 만약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라파즈한라 등 기존 시멘트기업이 인수할 경우 1위 자리로 올라서게 된다. 삼표에 동양시멘트를 빼앗긴 유진기업이 인수할 경우 시멘트업계에서도 1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쌍용양회공업은 지난해 2조20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62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5% 늘었고 순이익은 103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3.4%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양회 2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제기한 소송이 생각보다 빨리 마무리됐다"며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우선매수권자 지위가 남아있다고 법원에 제기한 소송이 마무리되면 매각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