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대형주장세 당분간 지속, 관심권 좁혀야

전일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촉발된 반등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는 최근 나흘간 일별로 0.4~0.7%대 상승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장중 202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8일 증시에서도 한국증시는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코스피가 0.68% 오르며 나흘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 대조적으로 코스닥은 이날도 0.71% 하락, 사흘연속 약세흐름을 지속했다. 코스피에서도 대형주 지수가 0.91% 오른 반면 중형주, 소형주 지수가 약보합 마감한 것도 이같은 현상을 뒷받침한다.

대형주의 강세를 이끈 원인은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대형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결과라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예상치(6조5699억원) 대비 훨씬 높은 7조3000억원에 이를 수 있게 한 주요원인 중 하나가 달러강세-원화약세로 인한 원화환산 이익의 증가라는 점을 볼 때 수출비중이 높은 여타 대형주 역시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이 살아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전일 일부 업종만 상승한 것과 달리 이날 코스피 18개 업종 중 유통, 음식료, 화학, 전기가스 등이 약보합세에서 기껏해야 0.6%대 낙폭을 기록한 것과 달리 나머지 14개 업종이 일제 강세로 돌아섰다. 강세업종 중에서도 철강금속(+3.5%) 운수창고(+2.12%) 운수장비(+1.9%) 기계(+1.51%) 전기전자(+1.32%) 등 전체 매출에서 대외비중이 높은 업종의 상승탄력이 강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실적호조를 필두로 3분기 국내기업 실적은 낮아진 기대치를 대체로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분기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 등 대내불안 요인과 중국 등 신흥국 경기불안으로 3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 하향조정이 이어져왔으나 우려했던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삼성전자발 실적랠리가 다른 업종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막연한 반면 시장전반에 걸친 하향조정에 따른 부담은 남아있다.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250개 코스피 종목 중 삼성전자 1개사를 제외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츤 26조1311억원으로 3개월, 1개월 전 시점의 전망치에 비해 각각 5.58%, 2.47% 낮다.

대외변수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다는 점도 우려요인이다. 13일이면 중국 수출입지표 등 신흥국 경기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이벤트가 열린다. 어떤 흐름이 나타나느냐에 따라 한국증시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수출주 환율효과에 따른 어닝확대 기대감이 존재하지만 중국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가 상존한다"며 "13일 발표될 중국 수출 컨센서스가 전년 대비 -7%, 전월 대비 -5.5%로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기대감에도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5일로 예정돼 있는 미국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 공개를 시작으로 재차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고승희 대우증권 연구원은 "10월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기대가 매우 낮아져 있으나 월말 10월 FOMC가 다가올수록 금리인상 우려감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증권가에서는 상승모멘텀이 일부 업종에 쏠리고 있다는 점, 여전히 대외 불안요인이 남아있다는 점 등 이유로 관심종목을 좁혀서 시장흐름에 대응할 것을 권하는 의견들이 잇따른다.

NH투자증권의 김 연구원은 "주요 매크로 변수의 방향성이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3분기 실적호전 예상주인 IT하드웨어, 자동차, 섬유, 유틸리티와 중국 인바운드 관광객 수혜주 등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고 연구원 역시 "원/달러환율 반등으로 3분기 수출업종의 영업이익 서프라이즈가 기대되기에 소비재 업종 내 수출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IT, 자동차, 화학 등에 단기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