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머니속 신용카드에 훈민정음이 있네

왼쪽부터 현대카드, BC카드, 신한카드 전용 서체./사진제공=각 사

"내 카드 속에 한글이 있네~"


569돌 한글날을 맞아 카드사들이 개발한 한글 서체(書體)가 주목받고 있다. 외국어 일색인 신용카드 이름에 한글이름을 가진 신용카드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2013년 전용서체 '신한세빛체' 개발했다. '신한세빛체'는 세상을 밝고 따뜻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문과 영문의 자소획이 통일감 있도록 직선과 사선을 활용해 모던하고 심플한 느낌으로 디자인 된 것이 특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온라인 전용 힌팅서체를 개발하는 등 기존 서체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더 편리하게 신한세빛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기업 전용 서체 ‘유앤아이(Youandi)’를 개발했다.


'유앤아이'는 고객(You)과 현대카드(I)를 연결해주는 커뮤니케이션의 툴(tool)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글꼴에 신용카드 비율(1.6:1)과 모서리각도 등을 반영했다. 카드사 DNA(유전자)를 서체에 심은 셈이다.

‘유앤아이’는 현대카드를 비롯해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현대라이프 4개 회사의 통합 서체로 신용카드 등 상품은 물론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문서 뿐만 아니라 사옥의 글자에 사용되고 있다.

BC카드도 올 1월부터 '노바(NOVA)체’를 신규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노바체는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모바일, 태블릿 PC 등 작은 화면에서도 선명하고 또렷하게 보일 수 있도록 가독성 강화를 중점적으로 개발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서체는 그 기업이 가진 특유의 목소리"라면서 "하나의 서체를 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기업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 서체의 가장 큰 효과"라고 설명했다.

한글이름으로 된 신용카드도 있다. 대표적인 카드가 KB국민카드의 훈민정음 카드과 가온·누리 카드와 우리카드의 '가나다' 시리즈다.

국민카드의 훈민정음 카드와 가온·누리카드 등 한글 브랜드 카드는 상품기획 단계부터 한글 창제 이념과 원리를 본 따 만들었다. 특히 훈민정음 체크카드의 경우 △교육특화 '훈' △생활중심 할인 ‘민' △쇼핑특화 ‘정' △엔터·문화 ‘음’ 등 이름으로 혜택을 표현했다.

우리카드의 '가·나·다' 카드는 지난해 4월 출시됐다. 친근하고 쉬운 우리 고유의 한글을 사용해 우리카드만의 친숙함을 표현했다. 가카드의 경우 가득한, 나카드는 나만의 다카드는 다모아를 뜻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가나다의 첫 글자를 이용해 상품명을 정해 직관성 뛰어나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