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금리 못 올린다 '확신'…3Q 실적 불확실성 변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국제 유가가 뉴욕 증시를 끌어올렸다. 기대보다 더 ‘비둘기적인(온건한)’ FOMC 의사록은 연내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가 확신으로 바꿔 놨다. 지난달 증시 하락 주범이었던 ‘금리’와 ‘유가’가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한 셈이다.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날보다 17.6포인트(0.88%) 상승한 2013.43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도 138.46포인트(0.82%) 오른 1만7050.75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5일(거래일 기준) 연속 오르며 올해 최장 상승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는 19.64포인트(0.41%) 상승한 4810.79로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 모두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와 FOMC 의사록이 증시를 이끈 원동력”이라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지워버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9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들은 중국발(發)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낮은 물가상승률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록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란 입장을 유지했지만 경기 하강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정보를 확인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신중하다고 결론 내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한 때 50달러 선을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다. WTI는 3.4% 급등했고 북해산 브랜트유도 3.2% 올랐다.


컨버젝스의 피터 콜맨 수석 트레이더는 “연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다 명확해졌다”며 “금리를 올리기 힘든 상황이라는 분위기가 생각보다 더 연준 내부에 확산돼 있다”고 설명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전략분석가는 “이미 금리를 올리지 않은 이유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의사록에 크게 놀라운 내용은 없었다”며 “시장은 이제 상승하는데 장애물이 없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RBC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리안 라르손 주식 거래 부문 대표는 “연준이 중국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데 투자자들이 안도했지만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S&P500 지수가 2000선과 50일 평균 이동선을 돌파한 것이 낙관론을 확산시켰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 시즌 개막을 알린 알코아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낙관론이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기업인 알코아는 이날 장 마감 직후 기대에 못 미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매출은 55억7000만달러로 예상치(56억6000만달러)를 밑돌았고 주당순이익 역시 7센트로 예상치(13센트) 보다 낮았다.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밝히면서 중국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실적 부진을 예고했다.

존스트레이딩의 브렛 마크 이사는 “전문 투자자들도 기업들이 어떤 실적을 내놓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적 예측이 동전던지기처럼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