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퀴아오 너마저…" 복싱 '빅2' 공백…누가 메우나?

블라디미르 클리츠코

프로복싱 '양대산맥'인 매니 파퀴아오(필리핀)가 내년에 필리핀 상원의원에 출마하는 등 정계에 본격 진출키로 하면서 복싱계에서는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게 됐다.

복싱계에서는 '1인자' 플로이드 메이웨더(미국)가 지난달 49전 전승 기록을 세우며 공식 은퇴한 후 당분간 '2인자'인 파퀴아오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파퀴아오마저 사실상 링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전 세계 복싱계가 술렁이고 있다.

◇단기간 공백은 코토와 클리츠코 등이 매울 듯=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가 없는 공백은 사실상 '3인자'인 미구엘 코토(푸에르토리코)가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토는 한때 메이웨더, 파퀴아오와 함께 복싱계 '빅3'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에게 잇달아 패하며 최정상으로 가는데 있어 한계를 드러냈다. 설상가상 '복병' 오스틴 트라우트에게도 판정으로 패하며 한동안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코토는 지난해 미들급 최고 스타인 세르히오 마르티네스(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고 WBC 챔피언에 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해 들어서는 전 IBF 미들급 챔피언 다니엘 길(호주)도 KO로 손쉽게 격파했다. 코토는 현재까지 40승(33KO) 4패를 기록 중이다.

헤비급 '장기집권자' 블라디미르 클리츠코(우크라이나)도 당분간 '빅2'의 공백을 매울 선수로 주목 받는다. 애틀랜타 슈퍼헤비급 금메달 출신인 클리츠코는 프로로 전향한 후 데이비드 헤이(영국)와 타이슨 퓨리(영국), 알렉산더 포벳킨(러시아) 등 동급 강자들을 모조리 제압하며 현재까지도 헤비급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클리츠코는 현재 WBO와 WBA, IBF 통합챔피언으로 그동안 총 18회에 걸친 방어전을 치러냈다. 그가 지난 10년여 동안 독일에서 방송된 경기가 평균 시청률 48.3%를 기록하는 등 유럽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적은 64승(53KO) 3패다.

키스 서먼

◇중장기적으로는 알바레즈와 골로프킨이 '대세'= 현재로서는 차세대 복싱스타 '0순위'인 사울 알바레즈(멕시코)가 복싱계에서 오랜 기간 '넘버원' 자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다음달 21일 '3인자' 미구엘 코토를 상대로 승리할 경우 사실상 알바레즈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알바레즈는 보디에서 안면으로 이어지는 콤비네이션 공격과 함께 탄탄한 가드 등 수비까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플레이를 펼친다. 47전(45승(32KO) 1무 1패)이라는 비교적 많은 경기를 치른 알바레즈의 나이는 올해 스물여섯에 불과해 향후 10년 이상 복싱 계에서 큰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게나디 골로프킨(카자흐스탄)도 차세대 복싱스타로 주목 받는다. 현재까지 33전 전승을 기록 중인 골로프킨은 이 가운데 무려 30차례나 KO로 승부를 가르는 등 화끈한 경기로 최근 들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코어'의 힘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펀치를 구사하며 90%가 넘는 높은 KO율을 자랑하는 골로프킨은 마빈 헤글러 등과 함께 미들급 역대급 핵주먹으로 평가 받는다. 골로프킨은 이달 17일 또 다른 '하드펀처' 데이비드 르뮤와 미들급 통합타이틀매치를 치른다.

이 외에 현재까지 35승(34KO) 전승을 기록 중인 '괴물' 디온테이 와일더(미국)와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앤서니 조슈아(영국) 등이 헤비급에서 클리츠코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 등이 활약했던 웰터급에서는 26승(22KO) 전승을 기록 중인 키스 서먼(미국) 등이 주목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