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Thanks 연준' 내주 소매판매·소비자물가 '주목'

먹구름을 드리웠던 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감이 물러나면서 뉴욕 증시가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증시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1.46포인트(0.07%) 상승한 2014.89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이번 주에만 3.3% 상승하며 올 들어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우지수 역시 33.74포인트(0.2%) 오른 1만7084.49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 3.7% 올라 지난 2월 이후 최고 성적표를 내놨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9.68포인트(0.41%) 오른 4830.47을 기록, 이번 주에만 2.6% 상승했다.

연내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확산된 것이 증시를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지난 5일 발표된 고용지표를 시작으로 서비스업지표도 기대에 못 미쳤고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수출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무역적자 규모가 5개월 만에 최고치로 늘어난 것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췄다.

전날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금리 인상 전망에 쐐기를 박았다. 연준 위원 대부분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물가상승률 하락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내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은 확신으로 진화했다.


보스턴 프라이빗 웰스의 로버트 파브릭 수석 전략분석가는 “당분간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의사록이 확인해 준 셈”이라며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지키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고 이번 실적 시즌이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샬로츠빌)의 피터 튜즈 대표는 “아주 좋은 한 주를 보냈고 4분기 출발도 좋았다”며 “전날 알코아 실적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것이었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들은 시장 전망과는 다소 상반된 주장을 계속 내놓고 있다. 이날 연설에 나선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경기 하강 위험성이 커진 것은 인정하면서도 연내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무디스애널리스틱스의 라이언 스위트 이사는 “정말로 바쁜 한 주, 특히 통화정책으로 인해 바빴던 한 주가 끝났다”며 “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시장을 천당과 지옥 사이에 계속 머물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통화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지 혼재된 메시지가 너무 많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가 내년 말까지 연 1%선 아래에 있는 게 적절하다며 앞선 두 위원과는 다소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다음주는 월요일이 콜롬버스데이 휴일인 관계로 주요 지표가 한꺼번에 발표된다. 단 증시는 열린다.

특히 14일 발표되는 소매 판매를 통해 내수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을 얼마나 상쇄해 줄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는 이달 FOMC 회의 전에 발표되는 마지막 물가지표라는 점에서 큰 관심이 모아진다. 9월 FOMC 회의에서 물가상승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금리 인상을 연기한 만큼 지수가 기대 이하일 경우 10월에도 금리 인상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