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올해 러시아 점유율 20% 달성 '청신호'

현대차 현지 전략 소형차 쏠라리스가 러시아 현지 공장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지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가 오랜 침체를 겪고 있는 러시아 시장에서 현지 생산체제 강화 등 역발상 전략으로 지난달 역대 최대 시장점유율을 달성하며 올해 누적점유율 20% 돌파에 청신호를 켰다.

11일 유럽기업인연합회(AEB)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3만1202대를 판매하며 월간 시장점유율 22.1%를 달성했다.


현대차 (250,000원 ▼2,500 -0.99%)가 지난해 동월대비 1.9% 감소한 1만5106대를, 기아차 (116,600원 ▲400 +0.34%)가 같은 기간 11.0% 증가한 1만6096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올해 월간 최다 판매 실적을 경신했다. 시장점유율은 현대차가 10.7%, 기아차가 11.4%로 집계됐다.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어선 것은 지난 5월(20.6%) 이후 4개월만이며, 22.1%란 수치는 역대 최대다.

이같은 점유율 확대에 올해 연간 시장점유율 20%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1~9월 현대·기아차의 누적점유율은 20.0%로, 23만9123대(현대차 11만9385대, 기아차 11만9738대)를 팔았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이 15.1%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4.9%포인트 높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실적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 시장점유율 20%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이같은 현대·기아차의 선전은 러시아 자동차 산업 위축, 환율 불안 등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현지 생산체제를 유지하며 추후 루블화 가치 상승 등 경영여건이 개선될 것을 대비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해온 전략에 힘입은 결과다.

올해 1~9월 동안 러시아 전체 산업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33.0% 급감한 것과 견줘 현대차는 이 기간 판매량이 10.1% 줄고, 기아차는12.9% 감소해 선방했다. 주요 경쟁 업체인 1위 현지 브랜드 라다(-28%)를 비롯해 르노(-37%), 토요타(-37%), 닛산(-39%), 폭스바겐(-40%) 등이 모두 큰 폭으로 판매가 감소한 것과도 대비를 이룬다.

현대·기아차의 러시아 시장 내 선전은 현지 전략 2개 차종의 맹활약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현대차 쏠라리스(한국명 액센트)와 기아차 뉴 리오(한국명 프라이드)는 각각 1만1006대와 1만822대가 판매되며, 지난 7월에 이어 또다시 베스트셀링카 1, 2위를 동시 석권했다.

경쟁사 라다의 '그란타'는 판매량이 8597대에 그쳤다. 1~9월 누적 판매량도 쏠라리스(8만5540대)와 뉴 리오(7만1650대)가 1위 그란타(9만345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울러 러시아 공장에서 2011년 1월부터 현지생산을 본격화 한 이래 4년9개월만에 최근 누적생산 100만대를 달성했다. 쏠라리스와 뉴 리오 등 내수용 89만8000대, 해외 수출용 9만7000대 등을 생산하며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역발상 전략을 바탕으로 향후 러시아 시장의 경영여건이 개선될 경우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