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안도랠리의 지속조건은 '경기'

안도랠리가 5일째 지속되고 있으나 상승탄력은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12일 코스피의 상승폭은 2.10포인트(+0.1%)로 전일까지 4거래일 평균 상승폭(12.45포인트)를 크게 밑돈다. 안도랠리가 단기에 걸쳐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현재 코스피는 4월 하순 연고점(2173.41)과 8월 하순의 연저점(1829.81)의 중간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조정의 절반 정도를 회복했다는 얘기다. 대개 급락장세 이후 기술적 반등이 가능한 수준을 조정의 절반 수준으로 가정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상승을 견인할 모멘텀에 대한 갈증도 커지는 시기가 됐다.


이날 코스피 고점은 2030.92로 시장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20일 이동평균선(1971.47)은 물론 수급선으로 간주되는 60일선(1975.70)을 훌쩍 웃돈 데다 경기선인 120일선(2034.15)에 육박할 수준까지 올랐다. 당분간 경기개선 모멘텀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지수는 완만한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급부분에서의 긍정적인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수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기관역시 최근 5거래일 중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수우위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코스피200지수선물 시장에서도 미결제약정의 감소를 동반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매도포지션이 청산되는 데 따른 현상이다.

이같은 안도랠리는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신흥시장 자산의 조정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회복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주요 18개국 증시의 전월대비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코스피 상승률은 1.1%로 2번째로 높았다. 18개국 대표지수의 평균 상승률(-2.93%)를 크게 웃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증시가 전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탄력을 나타낸 만큼 10월에는 상승탄력이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다만 완만하게나마 우상향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9월 한국증시는 여타 신흥국증시에 비해 떨어질 때 덜 떨어지고 회복이 먼저 진행되는 흐름을 보였다"며 "동남아, 남미, 러시아 등의 증시가 상대적으로 가격메리트가 크다는 점에서 한국증시가 10월에는 완만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현재의 흐름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부각으로 패닉장세를 경험한 후 반등이 나타났던 2013년 가을과 유사하다"며 "당시 3개월간 외국인이 16조원을 순매수하는 등 강한 순매수기조를 보였음을 감안할 때 현재의 코스피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안도랠리가 좀 더 강하고 길게 지속되기 위해서는 경기모멘텀의 회복이 가시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3년 가을과 같은 안도랠리를 위한 3가지 조건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온건한 금리정책 조건은 거의 충족이 됐다"면서도 "안도랠리가 100% 완성되려면 경기회복 기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중국의 실물경제지표 개선이나 중국 재정지출 확대정책은 아직 기대차원이지 근거가 수반된 전망 차원은 아니기 때문에 중립적 시각을 가지고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정부의 소비활성화 유도에 따른 소비경기 회복 역시 기대차원의 변수"라고 설명했다. 과도한 비관에 빠질 필요는 없으나 낙관론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안도랠리 재개를 위한 조건이 현실화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