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한류콘텐츠 사냥 나서...韓 영화·드라마 투자 '활발'

배우 김수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전문기업 알리바바가 한류 콘텐츠 사냥에 나섰다.

알리바바의 투자는 한중합작 영화제작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중국 사전 심의제에 막혔던 국내 드라마 수출길도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영화제작사 알리바바픽쳐스는 최고의 한류스타로 부상한 김수현이 주연을 맡은 영화 '리얼'에 대한 투자키로 했다. '리얼'은 액션느와르 영화로, 올해 10월부터 촬영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를 개봉 목표로 잡고 있다. 김수현은 무자비한 해결사 역으로 '리얼'을 통해 2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다.


알리바바픽쳐스는 리얼문화사업전문회사에 투자해 일정 지분을 확보하고, 중국 배급까지 맡을 예정이다. 리얼문화사업전문회사의 최대주주는 김수현의 소속사인 키이스트 (5,650원 ▼130 -2.25%)다.

또 알리바바픽쳐스는 '7번방의 선물'로 유명한 이환경 감독이 연출하는 중국 영화 '대단한 부녀'의 투자배급에도 참여한다. 스타 배우가 아니라 '휴먼 코미디'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이 감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대단한 부녀는 중국 전역에서 오디션을 통해 아역배우를 캐스팅한 뒤 연말부터 촬영을 시작해 내년 8월 개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알리바바픽쳐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을 공동제작하는 등 적극적으로 영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장창 알리바바픽처스 대표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한국 영화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영화 뿐 아니라 한국 드라마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한중 합작드라마 '세기의 커플'에도 투자한다. '세기의 커플'은 계약결혼을 하게 된 대한민국 톱스타들을 다룬 작품으로, 배우 이다해가 여주인공을 맡았다.

'세기의 커플'은 알라바바가 신설하는 드라마 채널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달 중순 촬영에 들어가 12월말 알리바바에서 공개된 뒤 내년 초 중국 호남위성TV로 방송될 예정이다.

이처럼 알리바바가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종합 영상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류 콘텐츠의 확보가 필수라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홍콩 상장사인 차이나비전미디어를 인수해 영화사업에 진출했고, 지난달에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시장에도 진출했다. 또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요쿠 투도우의 지분 16.5%를 인수하기도 했다.

엔터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영상콘텐츠시장에 후발로 뛰어든 만큼 앞으로 한류스타 출연작, 인기장르인 로맨틱 코미디 등을 중심으로 한류콘텐츠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영화 및 드라마 업계에는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업계에는 새로운 아이템이나 신인 발굴의 기회를 제공하고, 드라마 업계에는 사전검열제로 막혔던 중국 수출길에 숨통을 터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의 관객을 모두 사로 잡을 수 있는 소재와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최대의 숙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