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제출 미루는 오릭스, 현대증권 인수 심사 4달째 공전

오릭스PE(프라이빗에쿼티)가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오릭스PE가 금융당국에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한 것은 지난 7월1일로 벌써 세달반이 흘렀다.


오릭스PE가 현대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해 제출하지 못한 서류는 현대증권 지분 9.54%를 보유하고 있는 자베즈파트너스와의 ‘현대증권 주주간 계약서’다. 오릭스PE는 자베즈와의 주주간 계약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현대증권 지분 9.54%를 보유한 자베즈 펀드의 자금 조달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베즈 펀드에서 일부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해 떠나면서 군인공제회가 신규 투자자로 들어왔는데 정식 LOC(투자확약서)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릭스PE 측은 “자베즈 펀드의 투자자 구성이 확실하게 완료되지 않으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후에 현대증권 인수 마무리가 불편해질 수 있다”며 “정식 LOC가 없는 만큼 투자 확실성이 담보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자베즈와 군인공제회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베즈측은 “이미 지난주에 오릭스PE에 LP(투자자)들의 명단 등 주주계약에 필요한 설명서를 제출했다”며 “군인공제회는 이메일로 3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혀와 이메일을 LOC로 대체한다는 확약서를 받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군인공제회측도 지난달 17일에 이메일을 통해 자베즈에 투자의향을 전달하면서 이메일을 LOC로 갈음하기로 확약했다고 밝혔다. 군인공제회측은 “이미 이사회에서 현대증권 지분을 보유한 자베즈 펀드에 대한 300억원 투자가 결정됐고 자베즈와 확약도 이뤄져 원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돈을 입금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일본 오릭스 본사가 현대증권 인수에 대해 마음을 접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매각대금 일부를 현대증권에 재투자하고 오릭스PE가 현대증권 지분을 매각할 때 우선매수권을 갖기로 한데 대해 파킹딜(외부에 잠시 지분을 맡겼다 되사오는 거래)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군인공제회에 정식 LOC를 요구하면 곧바로 발급받을 수 있는데도 문제만 삼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오릭스의 태도가 논리적이지 않다”며 “LOC는 핑계일 뿐 다른 속내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오릭스측은 "현대증권 인수와 관련해 국감에서도 언급되자 모든 서류를 철저히 완벽하게 갖추자는 입장일 뿐"이라며 "자베즈를 통해 군인공제회에 정식 LOC를 요청했고 정식 LOC를 받는대로 서류를 제출해 인수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