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찬란했던 포스코·현대제철 실적, 3분기는 타격 불가피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지난 2분기 10% 안팎의 고수익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POSCO (386,500원 ▼3,500 -0.90%)와 현대제철 (31,500원 ▼550 -1.72%)의 3분기 실적이 잠시 수그러들 전망이다. 전방산업의 부진에 따른 단가 인하 압박과 함께 원재료 가격 인하에 따른 마진 축소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선 포스코는 영업이익면에서 2분기와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18곳의 자료로 집계한 포스코의 3분기 연결기준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5조1492억원에 영업이익 7175억원이다. 2분기에 비해 매출은 소폭 줄어 들지만 영업이익은 늘면서 영업이익률 역시 오를 전망이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1895억원 영업이익 686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52% 수준이었지만 이는 연결기준 자회사들의 부진한 실적에 기인한 탓이다. 개별기준 매출은 6조5755억원에 영업이익 607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9.24% 수준이었다.

포스코의 3분기 실적을 갉아먹는 것은 영업외손실 부분이다. 우선 지난달 30일 일본 NSSMC(신일철주금)에게 물어주기로 한 300억엔(약 3000억원)의 방향성 전기강판 특허소송 합의금이 3분기 회계에 반영된다. 이는 당초 NSSMC가 요구했던 손해배상 청구금액의 30%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선방'했다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적지 않은 금액이다.

포스코는 합의금 이외에도 환율 변동에 따른 일부 환차손을 순손실로 집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프앤가이드 3분기 포스코 연결기준 컨센서스는 당기순손실 646억원, 적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영업이익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의 증권사 17곳 집계 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2786억원, 영업이익 3674억원이 예상된다. 이대로라면 영업이익률 8.59%로 2분기에 비해 2.26%포인트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9941억원 영업이익 43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일반 제조업 중 높은 수준인 10.85%에 달했다. 개별기준으로는 매출액 3조7022억원 영업이익 4245억원을 거둬 무려 11.47%의 이익률을 보였다.

3분기 현대제철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모그룹이자 최대 고객사인 현대기아차의 부진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9월 해외에서 485만1240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3.9% 줄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점유율 64.9%를 기록해 9년2개월만에 65% 밑으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는 계열사와의 고통 분담을 통해 실적 악화 속도를 늦추려는 방침 아래 현대제철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자동차강판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4분기 자동차강판 공급가격 협상에서는 이미 거래된 3분기 강판값 인하 소급적용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의 연간 냉연생산량 600만톤 중 400만톤 이상이 현대기아차에 공급되기에 실적에 미치는 타격이 적지 않다. 반면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10% 수준까지 끌어내린 포스코는 상대적으로 강판가격 인하 요구에 대해 여유로운 편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조선업체의 부진으로 인한 후판 공급량 감소에 따른 타격도 받는다. 현대중공업 조선해양부문(현대삼호중공업 포함),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올해 3분기까지 총 227억달러 수주에 그쳤다. 3사 연간 수주목표의 48.2%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경우 건설경기 호재에 따른 봉형강 부문 실적이 좋아졌어도, 전체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양사 모두 철광석 및 스크랩 가격 하락에 따른 마진 축소 영향 역시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