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딩스커트'·'코르셋재킷'… 몸매 부각 '도 넘은' 교복광고

모 학교 인근에 붙은 한 교복 업체 광고부착물/사진=사랑과 책임 연구소 블로그

"조각처럼 눈부시다 스커트로 깎아라!" "숨막히게 빛난다 재킷으로 조여라!"

'섹시' 콘셉트가 학생들이 입는 교복에까지 적용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학부모들과 일선 현장 교육관계자들이 '몸매'를 부각시킨 선정적인 마케팅이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14일 사랑과 책임 연구소 블로그와 스쿨룩스 등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최근 학생복 전문 브랜드 스쿨룩스가 전속모델로 가수 겸 음반제작자인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박진영 대표는 같은 소속사인 걸그룹 트와이스와 스쿨룩스 지면광고를 찍었다. 선글래스를 낀 박진영의 얼굴과 교복을 입고 상하체의 볼륨감을 드러내는 포즈를 취한 걸그룹 모델이 나오는 광고 부착물은 중·고등학교 교문 앞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학부모들과 일선 교사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지면광고에 대해 섹시 콘셉트와 자극적인 문구, 마른 체형에 대한 강조 등을 문제 삼았다. '날씬함으로 한판 붙자'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Thin(마른·씬)데렐라 프로젝트를 내세운 광고 콘셉트는 걸그룹의 날씬한 몸매를 강조하면서 청소년들에게 표준체형에 대한 인식을 혼동시킨다는 지적이다.


강남구에 사는 한 학부모는 "최근 아이 학교 인근에 붙은 교복광고 부착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코르셋으로 쪼이고 딱붙는 치마로 한판 붙어보자라는 문구가 너무 자극적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경기교육청 보건 교사들은 블로그를 통해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를 삼으려 한다"며 사회적 견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한 교사가 초안으로 작성한 사회적 견제 요청서에는 "한창 자라는 성장기 아이들이 교복 치마를 왜 셰딩 스커트(펜슬 스커트)로 깎아입고, 교복 재킷을 코르셋처럼 조여서 입어야하느냐"며 "셰딩 스커트나 코르셋은 모두 여성 신체의 성적 매력을 두드러지게 하는 옷으로 포스터 속의 교복 모델들이 마치 교복 페티시 주점이나 룸싸롱 종업원들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들에 따르면 실제로 학교에서는 숨막히게 조이는 교복 때문에 생리통,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는 여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걸그룹을 따라하기 위해 표준 체형의 청소년들도 무리한 다이어트를 감행하고 있어, 일부 학생들은 저체중증, 면역력 저하, 거식증, 결핵 등 건강 상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견제문을 통해 호소했다.

또 다른 일선 중학교 교사도 "교복 업체의 이러한 마케팅은 이들이 학생들을 단순한 돈벌이로 바라보는 시각이 그대로 담겼다"며 "청소년들에게 이같은 육체의 그릇된 시각이 그대로 받아들여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에 출연한 박진영씨와 걸그룹도 이같은 콘셉트를 사전에 충분히 알고도 출연을 감행했다면 사회적으로 비난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스쿨룩스 측은 "박진영씨가 최근 '어머님이 누구니' 'I’m so sexy' 등 연이은 히트곡과 섹시 콘셉트로 1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고객에게 사랑 받고 있다"며 "세련된 패션감각이 스쿨룩스의 학생복의 이미지와 잘 부합해 전속 모델에 발탁됐다"고 전속모델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