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은행 가계대출 6.3조 ‘최대’..개인사업자 대출 3조 ↑

시중은행 대출창구를 찾은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9월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6조3000억원 증가했다. 9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2%대까지 떨어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된 영향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6조3000억원 증가한 61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 한달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이 6조원,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3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이정헌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수준이 낮고 주택거래량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9월에도 가계대출이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수도권 주택매매거량은 4만5932건으로 전년대비 6.8% 증가했다. 특히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9100호로 2006년~2014년 평균 거래량(5800호)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기업대출은 중소기업,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9월말 은행 기업대출(원화) 잔액은 720조2000억원으로 전월대비 5조7000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은 2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5조5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액 절반 이상이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액은 9월 한달간 3조원 증가했다. 7월 이후 3개월 연속 대출증가액이 3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9월까지 개인사업자 대출액은 23조3000억원 증가해 이미 2013년(17조1000억원), 2014년(18조8000억원)의 연간 증가액을 넘어섰다. 경기침체로 상가 등 건물담보로 대출을 받은 사례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이 차장은 “개인사업자에 영세 자영업자도 있지만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종 사업자도 많다”며 “영업장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 때문에 일반 중소기업 대출보다는 회수율이 높은 편”이라고 했다.

9월말 기준 시중은행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54조6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42%인 232조6000억원이 개인사업자 대출이다.

/자료=한국은행

대기업 대출잔액은 9월말 기준 16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 관리, 구조조정 등을 통해 올해 8월까지 대기업 대출은 3조2000억원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대기업 대출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2009년(-5조2000억원) 이후 6년 만이다.

회사채(공모)는 만기도래 영향으로 8000억원 감소했고, 주식발행액은 일부 대기업의 상장과 기업공개(IPO)로 8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9월 은행 수신액은 14조4000억원으로 전월에 이어 큰 폭의 증가세가 이어졌다. 9월말 은행 수신잔액은 135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품별로 수시입출식예금이 16조2000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이 1조4000억원, 은행채가 7000억원 증가했고 정기예금은 3조8000억원 감소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잔액은 전월대비 7조5000억원 감소한 424조원으로 집계됐다.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는 금융권 재무비율 관리 영향으로 9월 한달간 10조5000억원 감소했다. 주식형펀드는 9000억원, 채권형펀드는 2000억원 각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