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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 힘든 사교육, 가난으로 가는 지름길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부장 |입력 : 2015.10.17 07:41|조회 : 10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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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절대로 사교육은 시키지 않을 거야. 취미로 음악이나 미술, 체육은 가르칠 수 있지만 국영수는 노(No)! 공부는 자기가 알아서 해야지.” 이렇게 자신하던 때가 있었다. 사교육시키지 말라는 재테크 책까지 썼다. 그 때 연배가 많은 지인이 “애가 중학교만 들어가 봐”라고 말할 때도 ‘아니야 난 달라’라고 자신했지만 웬걸 그 지인의 예언은 적중해 버렸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니 학원을 보내야겠다는 불같은 열정이 일어났다. 이유는 간단했다.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으니 아이가 스스로 벌어 먹고 살 경쟁력을 갖춰줘야 한다. 그 경쟁력은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다. 과거엔 한 동네 사람들이 다 알고 지내 누가 일 잘하는지 속속들이 알았지만 사회가 복잡화, 고도화하면서 실력을 입증해줄 것은 ‘증’밖에 없어졌다. 결국 졸업증, 자격증이 그 사람을 말해주는게 아닌가. 그러니 물려줄 재산이 없으면 공부라도 시켜 ‘증’을 갖추도록 해줘야 한다.
끊기 힘든 사교육, 가난으로 가는 지름길

이 논리를 주위의 비슷한 월급쟁이 부모들에게 설파하면 격한 공감을 얻는다. 돈 걱정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상류층 진입은 꿈도 못 꾸고 그저 중산층 지위라도 간신히 유지해 자녀도 최소한 중산층으로는 살게 하자는 ‘소박한’ 꿈을 가진 중산층 부모들이 사교육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여러 칼럼들을 모아놓는 라이프핵에서 ‘부자들과 평범한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다르게 보는가’란 글을 읽고 내 방법은 평범한 사람이 자녀를 평범한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일 뿐이란 사실을 알았다. 그 글에 따르면 부자들과 평범한 사람들의 차이점 하나는 교육에 있다. 부자들은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학교에 가는 공식 교육이 번영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평범한 사람은 교육이야말로 부로 향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부자들은 성공하는데 학교 교육 외에 다른 자질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다. 열심히 일하고 인내하고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 등등. 반면 평범한 사람들은 학위를 따는 것을 성공의 통로로 여긴다. 부자들은 남들에게 보여줄 ‘증’보다 자기 자신의 자질에 집중하는 반면 평범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내세울 ‘증’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결국 ‘증’이란 남들에게 고용되기 위해 필요하다. 자신의 사업을 일으키는 사람에겐 자신의 아이디어, 역량, 끈기가 중요할 뿐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도 사실 사교육의 마약을 끊기란 쉽지 않다. 왜냐면 객관적인 ‘증’을 얻는게 험난한 광야에 홀로 나가 세상과 맞서 승부를 거는 것보다는 훨씬 쉽기 때문이다. 음악이든 체육이든 어디서도 뚜렷하게 두각을 드러내지 않는 아이에게 공부마저 시키지 않기란 극도로 어려운 일이다. 공부조차 못한다면 ‘얘가 험난한 세상에 나가 어떻게 살려고’하는 걱정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부에서 멀어지는 지름길인 것도 사실이다. 2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우선 사교육 만큼 보장받지 못하는 투자도 없다. 사교육에 돈을 썼다고 기대하던 성적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언제까지 투자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도 문제다. 중학교 때는 좋은 특목고만 들어가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겠지 생각하며 올인하고 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에 보내려 돈을 쏟아 붓는다. 그러다 재수라도 하면 큰 일이다. 아이 하나를 재수시키는데 연간 3000만원 이상이 든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 교육비 투자는 대학에 가서도 끝나질 않는다. 대학원이라도 진학하겠다고 하면 먹고 살만한 노후와는 영영 ‘안녕’을 고해야 한다.

둘째는 성적 잘 받으라고 시키는 사교육이 아이를 평범한 월급쟁이 마인드로 키우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나마 월급쟁이가 살만한 세상이다. 하지만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줄면 모든 사람들이 기업가가 되거나 프리랜서가 돼야 한다.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만 바라보고 사는 안락한 ‘정규직’은 멸종동물이 될 가능성이 99%다.

대부분은 프로젝트를 맡아 일을 처리하는 개인 사업가 또는 프리랜서로 혼자 영업해 일을 따오고 함께 일할 사람을 모으고 작업을 완성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자신을 홍보하는 일을 모두 알아서 담당해야 한다. 조만간 도래할 프리랜서의 시대엔 스스로 생각해 판단하고 아이디어를 내서 사업 아이템을 만들고 사람들과 협상하고 교류하고 협업하는 능력이 중요하지 의자에 오래 앉아 책을 파고 들어 시험을 잘 보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머리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많은 중산층 가정이 사교육을 끊지 못하는 것은 교육이 가장 확실한 성공 통로였던 자신의 과거 체험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쩌면 성공하는 사람과 평범한 사람의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성공하는 사람은 낯선 생각, 경험하지 못한 전대미문의 일이라도 옳다는 생각이 들면 뛰어드는 반면 평범한 사람은 이게 맞다는 생각을 해도 과거 경험에 발목이 잡혀 행동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데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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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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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news_hunter  | 2015.10.24 21:33

괜찮은 기사다. 여기에 반박글도 봤으면 좋겠다. 과연 맞는지 확인하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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