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형제 분쟁, 아버지 두고 진흙탕 싸움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관리 권한을 두고 진흙탕 싸움 형태로 악화 되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롯데호텔에 위치한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공개하고 간단한 인터뷰도 주선했으며 롯데그룹은 이 같은 행위가 논란과 혼란만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16일 오후 1시 신 총괄회장 명의로 집무실 배치 인력 해산과 폐쇄회로TV(CCTV) 철거 등을 요구한 통고서를 롯데그룹에 전달하려 했다. 롯데그룹이 수령을 거부하자 오후 4시 신 전 부회장과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 등이 함께 집무실을 찾았으며 롯데 관계자들에게 통고서 이행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 관계자들과 실랑이가 이어져 신 총괄회장 집무실이 있는 롯데호텔을 찾는 일부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또 신 총괄회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신 총괄회장은 그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 풍습이 같은데 장남이 경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을 용서할 수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당연히 용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신 총괄회장은 또 신 회장에 대한 평가를 묻자 "차남이 (경영권을) 찬탈한 것으로 장남이 하는 것이 맞다"면서 "이번 일로 시끄럽게 됐다"고 덧붙였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했다. 귀가 많이 어두웠으나 한국어로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소송 등을 통해 집무실 관리 권한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태에 대해 롯데그룹은 "집무실에서 벌어진 혼란으로 국민께 불편과 심려를 드려 죄송하다"며 "신 전 부회장의 이 같은 행위가 과연 신 총괄회장의 명예를 위한 것인지 의문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은 고령인 총괄회장을 앞세워 불필요한 논란을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며 "롯데가 개인이나 일가가 소유한 사유물이 아님을 인지하고 소모적 논란을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집무실 출입에 관한 것은 신 총괄회장이 지시하는 쪽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