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전투복 원단 빼돌려 불법 제조·유통한 업체·대표 검거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5일 서울 중부경찰서 한마음홀에서 신형전투복 원단을 국방부 승인없이 불법 유통한 관급원단 생산업체와 이를 이용해 전투복을 제조ㆍ판매한 업자들에게서 압수한 물품을 공개하고 있다. 2015.1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신형전투복 원단을 국방부 승인 없이 불법 유통한 생산업체와 대표이사, 영업 담당 직원 등이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국방부 승인 없이 신형 디지털 무늬 전투복 원단을 원단업자들에게 불법 유출하고 신형전투복과 방상외피를 제조해 전국적으로 판매한 혐의(디자인보호법 위반 등)로 제조업체 A사와 A사 대표이사 설모(51)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방위사업청과 신형 디지털 무늬 전투복 원단에 한해 구매계약을 체결한 봉제업체들에 제조·판매할 수 있도록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41회에 걸쳐 국방부 승인없이 불법 유통해 4억6000여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승인을 받은 공급업체에서 이러한 행위로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군부대와 신형전투복 봉제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아니었지만 군부대의 계약 체결 여부와 국방부 장관의 확인 없이 신형전투복과 방상외피 원단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단유통업자들은 J상사 대표 최모(58)씨로부터 신형전투복 원단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고 최씨가 군부대와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A사에서 원단을 구매했다. 업자들은 약 10%의 이윤을 남기고 최씨에게 원단을 판매했다.

최씨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봉제공장에서 직접 전투복을 제작한 뒤 현역 군인들을 대상으로 전화나 매장 직접 방문으로 주문을 받는 방법으로 신형전투복은 1벌에 10만원, 방상회피 1벌은 16만원을 받고 전국적으로 불법 판매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형전투복 1벌은 2014년 방위사업청 조달 계약금액에 따라 3만9000원대, 방상외피는 1벌에 4만7000원대로 최씨는 정상 납품가보다 2~3배 수준을 받고 전투복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이러한 방법으로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전투복 5986벌, 방상외피 1707벌을 판매해 8억7000여만원의 이익을 챙겼다.

최씨가 판매한 방상외피는 정상적인 방·투습 원단이 아니라 신형전투복 원단에 비닐 코팅 처리만 한 '짝퉁' 원단으로 밝혀졌다.

또한 A사에서 불법 유출한 신형전투복 원단 역시 자체 기준을 선정해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실로 제작된 원단이나 나염 상태가 좋지 않은 원단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전투복 원단에 대한 관리·감독 체제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관련 부처인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에 제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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