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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밖 과학]인간 생애 추적하는 연구 무리수였나…결국 무산

<17>영국 '라이프 스터디', 예비부모들 신청 부족으로 취소…막대한 연구비도 부담

국경밖 과학 머니투데이 김형근 객원기자 |입력 : 2015.11.1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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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하루에 수백 건씩 쏟아지는 외신 뉴스. 항공·우주, 에너지, 환경, 건강 등 과학 분야에서 눈에 띄는 소식만을 골라 빠르게 전달한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신생아 시절의 환경요인이 성인기의 건강과 삶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복지정책을 실현하는데 아주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 이어 영국도 이러한 연구 프로젝트가 좌절됐다. 호응도가 낮기 때문이다. 연구방법을 사람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사진=위키피디아&lt;br&gt;
엄마 뱃속에서부터 신생아 시절의 환경요인이 성인기의 건강과 삶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복지정책을 실현하는데 아주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 이어 영국도 이러한 연구 프로젝트가 좌절됐다. 호응도가 낮기 때문이다. 연구방법을 사람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사진=위키피디아<br>


영국에서 새로 태어난 8만 명의 어린이들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추적하며 평생 동안 연구하여 복지정책을 실현하려는 야심 찬 프로젝트 '라이프 스터디'가 예비부모들의 신청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식 출범 8개월 만에 전격 취소되었다.

◇미국에 이어 영국의 복지정책 연구계획도 좌절

과학저널 '네이처'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글로벌동향 브리핑에 따르면 이는 영국에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10만 명을 대상으로 같은 계획을 추진하려던 '전미아동연구'를 취소한 지 일 년도 안 지나 벌어진 사태다. 이로 인해 과학자들이 향후 유사한 연구를 기피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출생 코호트 연구(birth-cohort study)는 생애 초기의 요인들, 예를 들어 빈곤, 흡연, 음주, 식습관 등 임신한 어머니의 생활환경이 성인기의 질병, 인지능력, 수입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볼 수 있어 의학계는 물론 사회과학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원래 '코호트'란 로마군단의 1단위(300~600명으로 구성됨)로 역학연구에서는 조사의 대상이 되는 집단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코호트 분석이란 특정한 기간 내에 특정한 경험을 공유한 집단에 대한 분석을 뜻한다. 집단을 이해하기 위해 실시해야 하는 필수적인 데이터 분석기법이다.

이 전에도 전세계에서 다양한 연구가 실시되었지만 '라이프 스터디'는 그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야심 찬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2011년 영국 정부가 2019년까지 5890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하는데 합의함으로써 이 프로젝트 출범이 가시화 되었다.

◇신세대 아기들을 추적, 출생환경이 미치는 영향 분석이 목적

출생 코호트 연구는 한 집단의 성격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일련의 연관성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21세기에 태어난 신세대 아기들을 추적해 인생 초기의 다양한 요인들 중 성인기의 건강과 복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과학자들이 출생 코호트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우선 오늘날 태어난 어린이들은 과거에 비해 디지털화되고 인종적으로 다양하고 소득불평등이 심화된 세계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시대의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이슈가 제기되고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므로 상이한 정보를 수집할 필요성이 대두된다는 점이다.

그러면 왜 8개월 만에 전격 취소된 것일까? 지난 1월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산하 소아보건연구소의 캐롤 데자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런던 교외에 사무실을 열고 '라이프 스터디'에 참가할 사람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예상 외로 예비 엄마들 참여 저조해

연구진은 1차로 1만6000명의 예비 엄마들을 확보하고 2016년 7월까지 총 6만 명을 모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나머지 2만 명은 영국 전역에서 태어난 신생아들로 충원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일은 예상보다 순조롭지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를 감독하고 있는 경제사회위원회(ESRC)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9월 초까지 겨우 249명의 예비엄마들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지난 7월 발표된 심사보고서에서는 대상자 충원을 심각한 과제로 다뤘고 마침내 10월 10일 ESRC는 프로젝트 종결을 결정하고 10월 22일 언론에 공식 발표했다.

이에 대해 데자트 박사를 위시한 연구진은 "ESRC의 종결조치는 너무 성급하며, 우리와 충분한 상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진도 충원의 어려움은 인정했지만, 그것은 소수집단과 사회취약계층을 일정부분 포함시켜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ESRC의 입장은 다르다. ESRC에서 '라이프 스터디' 담당 책임자인 피오나 암스트롱에 따르면 ”ESRC도 연구진의 노력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심사과정에서 연구진과 충분한 의견을 나눴지만 최종적으로 어떤 대책을 내놓더라도 가망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우리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현재까지 프로젝트를 준비하는데 들어간 돈만 1380만 달러다. 이는 프로젝트 총 예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미국에서 취소된 NCS의 경우, 15년간 준비하는 데만 12억 달러가 들어갔다. '라이프 스터디'도 그렇게 되지 말란 보장이 없다"고 암스트롱 책임자는 말했다.

◇기존의 사람 대상 조사방법에서 벗어나 ‘데이터 과학’을 활용해야

미국의 NCS와 '라이프 스터디'가 중단되게 된 공통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과거 수십 년 전에 비해 요즘에는 연구 참가자들의 응답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여서 대책이 시급하다고 한다. 선뜻 나서는 지원자가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오하이오주 네이션와이드 소아병원의 마크 클레바노프 박사의 말이다:

"과학자들은 기존의 데이터들을 좀 더 활용해야 한다. 세계 여러 나라에는 건강, 교육, 소득 등의 정보들이 수록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들이 널려 있어서 정보제공자들의 동의를 얻어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10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출생코호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데이터베이스의 이용 여부가 연구의 성패를 결정한다."

※본 콘텐츠 저작권은 사이언스타임즈(http://www.sciencetimes.co.kr)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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