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순환매·낙폭과대 종목 쇼핑할 때

코스피가 9거래일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 는 기대감과 다가오는 미국 소비시즌 이벤트 등으로 추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코스피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현재 밸류에이션이 과거 평균 수준을 넘어서면서 점차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예 상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이 23일 종가기준으로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을 계산해보니 10.74배가 나왔다. 이는 최근 1년 평균 PER 10.49배 를 상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코스피 PER 고점은 11.05배로 현재 밸류에이션에서 고점까지 상승 가능 범위는 2.9%에 불과하다는 게 대신증권의 판단이다.

시장 뿐만 아니라 업종 밸류에이션도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8월24일 이후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12개 업종 중 현재 PER이 최근 1년 평균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업종은 화학, 상사/자본재 등 2개 업종에 불과하다.

반면, IT가전과 건강관리, 소프트웨어의 12개월 선행 PER은 1년 평균대비 10% 이상 높아졌고, 자동차와 기계의 PER도 10% 정도 상회하고 있어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온 업종들의 상승동력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상승 기대감이 제한적인 가운데 주도 업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시장은 업종별 또는 종목별 순환매 관점에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순환매가 예상되는 국면에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을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올해 시장이 상승세를 나타냈던 세 구간(1~4월, 8월~11월, 11월~현재) 모두 PER이 최근 1년 평균대비 낮은 기업들의 주가 성과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대비 밸류에이션 수준이 낮아질수록 더욱 높은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PER이 과거 평균대비 0.9배 이하인 기업들로 제한할 경우 앞서 살펴본 세 구간중 두 구간에서 투자 수익률이 개선됐다.

반면, PER이 최근 1년 평균대비 10% 이상 높은 기업으로 종목을 선정할 경우 투자 성과가 현저하게 낮아졌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기업은 비 중을 줄이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종목선택에 있어 낙폭과대를 고려할 경우 더욱 좋은 투자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수가 하락세를 나타냈던 기간 중 시장대비 낙폭이 크게 나타났던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가 상승기투자 성과를 살펴보면, 평균 수익률이 4%포인트 높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적전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낙폭과대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기업들에 관심을 높이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전날 뉴욕 증시가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주간을 맞아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3% 넘게 급등하며 연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 지표가 일제히 기대에 못 미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8포인트(0.12%) 하락한 2086.60으로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31.13포인트(0.17%) 내린 1만7792.68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2.44포인트(0.05%) 떨어진 5102.48을 기록했다.

주목할 것은 원유가격 안정을 위해 중동지역에서 감산에 들어가려는 징후가 있다는 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날 유가 안정을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물론 비회원국과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중동의 결집력이 예전같지 않고 국제 원유수요가 함께 감소하는 경우 감산의 효과를 제대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의 경기둔화도 원유 감산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에 무게를 준다.

그럼에도 주요 원유생산국들의 이런 움직임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원유는 수요와 공급구조가 비탄력적인 대표 품목이다. 시장에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임계점을 넘는 구간에 진입하면서 가격이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