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료, 中사업 급물살…제2의 아모레 나올까

최근 중국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음식료 기업들이 잇따른다. 국내시장에서 가정 간편식(HMR)으로 가능성을 보인 이들이 중국 사업까지 성공한다면 주가 레벨업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애널리스트들도 분주해졌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 (22,250원 ▼100 -0.45%)는 최근 중국 로컬유통업체인 '영휘마트그룹'과 합작법인(조인트벤터(JV)) 두 곳을 설립하고 현지 시장공략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내년 합작법인의 매출액은 9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영휘마트는 중국내 리테일 6위권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 6조5000억원, 영업이익 1680억원을 기록했다.

CJ프레시웨이는 글로벌 식자재 상품 구매 및 공급을 담당하고 영휘마트는 유통채널 확보, 관리 등을 맡을 예정이다.

양사의 첫 합작법인은 CJ프레시웨이영휘(상하이)트레이드로 CJ프레시웨이가 70% 지분을 보유하고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채널기반의 글로벌 식자재 상품 구매, 공급을 담당하게 된다.


두번째 합작법인 베이징컬러풀앤프레시푸드서큘레이션은 CJ프레시웨이가 30% 지분을 보유하게 되고 기업간거래(B2B) 식자재 유통을 맡게 된다.

손주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CJ프레시웨이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중국 시장내 독자적으로 진출하는 의미가 있다"며 "합작법인을 통한 실적 기여는 내년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일유업도 앞서 지난달 말 중국 비잉메이트와 특수분유 판매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매일유업 (7,990원 ▲60 +0.76%)이 특수분유를 생산하고 비잉메이트가 중국내 유통을 담당한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특수분유는 중국 시장 규모가 2800억원 규모로 크지 않지만 성장성이 있다"며 "매일유업은 국내 분유업체 중 중국 수출에 가장 앞서있고 가능성도 크다"고 평가했다.

합작법인 외에도 국내 음식료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 식품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동원F&B와 CJ제일제당은 국내에 자체 식품 온라인몰을 확대하면서 별도로 중국어 사이트를 오픈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동원F&B의 자체 쇼핑몰 매출은 지난 2013년 95억원에서 지난해 12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2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식품 전문몰 'CJ온마트'에 이어 최근 'CJ온마트 차이나'를 개설하고 중국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음식료 상장사의 내년 해외매출 비중은16%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매출 비중이 상승하는 업체들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음식료 업계가 중국에서 대박을 낸 화장품 업체들의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성장이 둔화됐다지만 여전히 시장이 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커지고 있다"며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현지 수요가 커 K푸드의 성공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익성이 좋은 가정 간편식 판매가 늘어나며 음식료 기업의 성격을 '경기 방어주' 대신 '성장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여기에 중국시장에서 빅히트 기업이 탄생할 경우 제2의 아모레퍼시픽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피 음식료업종은 올 들어 8월말까지 35%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CJ프레시웨이는 주가가 90% 급등해 9만원 초반까지 올랐고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50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럽지만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이 전제된다면 다른 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현재 18배에 달하는 음식료업종 평균 PER 역시 같은 시각에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펀더멘탈 개선과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여부에 따라 음식료 업체들의 주가도 차별화를 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