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보이는 것이 프리미엄을 받는 시대

머니투데이

김재홍 신영증권 자산전략팀장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있다. 2015년 한국 주식시장은 5년간의?지리한?박스권을 벗어나지?못 했다.?글로벌 경기의?회복 속도가?저하되면서 기업들의?이익 회복 속도가?더디었다. 메르스 사태 등으로?소비 부진세가?상반기 중 지속되었다. 연초에는 외국인 자금이 꾸준하게 유입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으나, 5월부터는 미국 출구전략 우려와 중국 증시 급락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되었다. 동 과정에서 KOSPI는 조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2016년은 어떠할까? 최근 주식을 설명하는 것이 경기, 정책, 기업이익이라고 한다면, 내년에도 한국 증시가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먼저 2016년에도 선진국 경기가 신흥국보다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IMF 전망에 따르면 당분간 신흥국의 경상수지는 마이너스를 이어갈 것이다. 이는 신흥국의 대외부문 성장기여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최근 임금이 상승하면서 기업들이 과거처럼 가성비 높은 제품을 생산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선진국은 가파른 구조조정을 통해 산업부문의 유휴인력이 상당 부분 줄었다. 이는 선진국의 추가 고용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아울러 선진국의 경우 금번 위기를 거치면서 상당 부분의 부채 탕감을 단행했고, 경제의 체질이 건전해졌다. 그러나 신흥국은 동 기간에 오히려 부채가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최근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공격적인 대출을 꺼려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경제의 탄력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2016년에도 선진국 경제에 대한 시각이 한결 편한 것이 사실이다.

정책은 어떠한가? 필자는 미 연준이 올해 12월~내년 1월 중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경기지표가 안정적이고, 순환적인 물가 상승 압력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금리 인상 속도는 더딜 것이다. 이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인 요인보다는,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긍정적인 요인이 클 가능성을 시사한다. ECB의 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따라서 당분간 국내 증시는 점진적인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에는 ECB의 양적 완화 종료에 대한 논란이 부각될 것이다. 유로존 Big 4 중 가장 경기가 취약했던 스페인의 주택시장이 개선되고 있고, 독일은 지나치게 평가절하된 유로화를 사용에 대한 불만이 높아질 것이다. 이 기간에는 한국 기업의 이익 하향조정도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전환되는 모습이 연출될 것이다. 동 과정에서 주가 조정과 함께, 실적이 양호한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 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과정이 진행된 이후에는,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 강세의 영향으로 약해질 것이며,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일부 유도해, 신흥국 증시의 상대적인 매력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어떠한 업종에 투자해야 할까? 우리는 ‘선별된’ 성장주 투자를 추천한다. ‘선별된’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성장주(자동차, IT, 소재, 산업재)를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중국이 수출을 하는 과정에서 상당부분 한국의 중간재를 수입했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은 마치 보완재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상당 부분의 부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종 제품에 대한 경쟁도가 심화되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한국을 상회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익 성장률은 정체되고 있고, 과거의 영광이 재현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높지 않다.

반면, 한국 경제가 성숙하면서 건강, 삶의 질, 편리한 생활, 혁신적인 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게 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는 물류업체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2016년은 한국의 미래상을 잘 보여주거나, 실적 안정 등으로 기업 수익성을 눈으로 점검할 수 있는 업종과 기업에 대한 프리미엄이 증가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