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터키 사태에 울고 웃고… 새옹지마

뉴욕 증시가 새옹지마(塞翁之馬) 같은 하루를 보냈다. 개장 전에 전해진 터키의 러시아 군용기 격추가 오전에는 악재로 작용했지만 오후에는 호재로 탈바꿈했다. 장 초반 중동 정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하지지만 오후에는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반전하는데 성공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55포인트(0.12%) 상승한 2089.1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역시 19.51포인트(0.11%) 오른 1만7812.19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0.33포인트(0.01%) 상승한 5102.81로 거래를 마쳤다.

퍼스트 스탠다드 파이낸셜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결코 공황(패닉) 상태에는 빠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시의 최대 상승 원동력은 국제 유가의 급등이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7달러(2.6%) 급등한 42.82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엑손모빌과 쉐브론의 주가는 각각 1.99%와 1.49% 올랐다. 체서피크 에너지도 6.81% 상승했다. 에너지업종 지수(로이터 기준)도 2.15% 급등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리차드 헤이스팅스 전략분석가는 “중동은 크고 작은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글로벌)에너지 시스템이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유가 여전히 중동지역 경제의 핵심 엔진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계속 벌어진다”며 “이는 가장 첫 번째이자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터키 사태 영향으로 유럽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스탠다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 폴크너 맥도너프 전략분석가는 “러시아 군용기 격추 소식과 유럽 증시 하락이 투자자들에게 올해가 아주 변동성이 컸음을 다시 상기시켰다”며 “지정학적 긴장감은 앞으로 며칠간 지속된 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들은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먼저 3분기 경제성장률(GDP) 수정치는 2.1%로 예비치에 비해 0.6%포인트(p) 상향 조정됐다. 반면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0.4에 그치며 전문가들의 전망치 99.5에 크게 못 미쳤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의 리안 스위트 이사는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은 다소 우려스럽다”며 “하지만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런던 캐피탈 그룹의 파바드 마인 중개인은 “경기지표 호조는 연준이 12월 금리 인상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NC의 거스 파우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이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지만 지난 6년간 적정한 수준의 성장은 경기 과열을 막아줬다”며 “내수의 경우 심각한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반대로 이는 언제든 경기 불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