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삼성 '빅딜' 1년… 성공적인 M&A로 평가

한화그룹이 삼성으로부터 석유화학 및 방위산업 4사를 인수하는 '빅딜'을 발표한지 1년이 됐다.

한화 (26,850원 ▲300 +1.13%)그룹은 지난해 11월26일 삼성그룹 방위사업 회사인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석유화학사업 회사인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 계열사를 1조8541억원에 인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한화는 통 큰 '빅딜'로 방위사업과 석유화학사업에서 국내 1위의 위치를 공고히하고 재계 순위는 10위에서 9위로 도약했다. 더불어 향후 계열사별로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주력 사업 위주로 사업개편을 하며 경쟁력이 강해졌고 절묘한 인수합병 타이밍으로 계열사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리는 등 성공적인 M&A로 평가한다.

◇절묘한 인수타이밍…'주력사업' 강화로 '웃음'=
삼성에서 비주류 계열사로 취급받던 4사는 한화로 인수된 후 '주력 계열사'로 떠올랐다. 한화테크윈 (241,000원 ▼500 -0.21%)과 한화탈레스가 한화그룹의 계열사로 합류하며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인 방위사업 매출은 약 2조7000억 원에 이르는 국내 1위로 도약하게 됐다.


한화토탈의 올해 실적은 지난해 한화 전체 계열사의 영업이익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연속 월 1000억원에 근접한 영업이익을 기록해 인수합병 이후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한화그룹 전체 계열사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4000억원대였는데, 한화토탈은 올해 9월 30일까지 총 570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연말까지는 1조원 안팎의 상각 전 이익(EBITDA)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화토탈의 영업이익은 1727억원에 불과했지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절묘한 인수 타이밍으로 한화토탈이 주력하고 있는 에틸렌 업황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합병 이후 한화그룹의 에틸렌 생산규모도 세계 9위 수준인 300만 톤으로 증대됐다.

◇'자율경영' 약속 지키며 믿음으로 보답=
한화그룹은 삼성으로부터 4사를 인수하며 '자율경영'을 약속했다. 경영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급여·복지 등 처우도 보전할 것을 약속했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토탈을 인수한 이후 10명 안팎의 한화 측 실무진만을 파견해 간섭을 최소화하고 회사 임직원들의 사기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 등 3사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최소한의 인력을 파견해 '자율경영' 약속을 지켰다. 급여와 복지 역시 인수합병 이후 깎일 우려가 있었지만, 한화토탈은 지난 10월 노조와 임금 단체협상 교섭을 타결했다. 한화토탈 노사는 상여금 600%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하면서 현장직 기준 기본급이 8~10% 인상되는 효과를 보게 됐다.

한화종합화학도 지난 4일 임단협 교섭을 타결했다. 노사는 내후년까지 상여금 600%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고 일시금 150만원을 지급하는 등의 안에 합의했다.
나머지 계열사는 아직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다.

◇향후 계열사별 시너지 효과도 기대=
한화테크윈은 향후 ㈜한화 방산부문, 한화탈레스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발휘해 한화그룹의 글로벌화를 선도하는 주역으로 성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계열사끼리 영업·유통 체계를 공유하고 확장시켜 시장을 점유율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각사별로 사업 파트너를 공유하며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해외 수출 비중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나아가 단품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과 애프터마켓 서비스를 함께 판매하는 토탈 솔루션 및 서비스 업체로 탈바꿈한다.

한화토탈 역시 같은 석유화학 계열사끼리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한화토탈은 현재도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한화종합화학에 PTA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을 공급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앞으로 한화케미칼과 영업망을 공유하거나 화학연료 공동구매 등 대량구매를 통해 원가 절감 노력을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며 " 규모의 경제를 통해 성장세를 확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